원숭이두창, 걱정 안 해도 될까요
지난달 국내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코로나19가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 걱정한다.
질병관리청은 5일 정례브리핑에 전문가를 초청해 시민들의 우려와 의문에 답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 이사장)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남중 교수는 이날 질병관리청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은)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유행처럼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내 첫 환자가 나온만큼 전파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비말·공기 전파가 드물어 코로나19처럼 지역사회 내 대규모 확산은 없을 거란 얘기다.
원숭이두창 치명률은 3~8%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코로나19의 국내 치명률이 0.13%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김 교수는 이 수치 역시 ‘풍토지역의 치명률’이라며 한국과 같은 비풍토지역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언론에서 사망률을 3~8%로 보도해 많은 국민이 염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 비풍토지역에서는 현재 5000명 이상 환자가 발생했고 사망자가 없다”며 “면역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감염되면, 사망자가 앞으로 계속 제로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사망률이 3%에 이른다는 것은 과장된 결과”라고 말했다.
밀접접촉으로 전파되는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은 발열과 발진이다. 잠복기는 5~21일(중간값 8일)인데, 증상이 없는 잠복기엔 전파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복기를 지나 전구기가 되면 열이 나거나 두통, 요통 등의 증상이 있다. 수두와 다른 점은 이 시기 림프절 종대(부음)가 목이나 사타구니 부위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진은 보통 열이 나고 1~3일 후에 시작되는데 반점, 구진, 수포, 농포, 딱지 순으로 진행된다. 수두는 같은 피부에 수포, 농포 등 다른 피부 병변이 혼재될 수 있는 반면, 원숭이두창의 발진은 동시에 수포, 동시에 농포 식으로 병변이 진행된다. 발진 부위도 수두와 차이가 있는데, 얼굴과 몸통을 주로 침범하는 수두와 달리 원숭이두창은 얼굴과 사지, 손바닥, 발바닥에 발진이 돋는다.
완치 후에도 얼굴에 흉터(반흔)를 남기는 일반 두창과 달리 원숭이두창은 흉터가 끝까지 남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발진기를 지나 회복기까지 어느 정도 흉터가 남지만, 시간이 가면서 점차 엷어지고 대부분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전세계 총 59개국의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6157명이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확진자 1명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청은 이날 3세대 원숭이두창 백신인 ‘진네오스’ 5000명분을 들여오기 위해 제조사와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은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 접종할 방침이다. 치료제로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도 오는 9일 504명분이 도입돼 17개 시도 병원으로 공급된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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