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 면역력부터 챙겨야[헬스토피아]

강석봉 기자 2022. 7. 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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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가리지 않는 바이러스 질환, 민간요법보다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
여름감기. 사진제공|클립아트코리아



6월 중순부터 시작된 무더위와 열대야로 인해 A씨 가족은 이르게 에어컨을 켰다. A씨는 전기세가 오른다는 뉴스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어린 아이들과 여든을 앞둔 노모가 함께 생활하다보니 더위 먹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7월초까지 이어지는 더위에 에어컨을 계속 틀었던 탓인지 며칠 전부터 A씨가 목이 간질거리고 잔기침을 시작했다. A씨 가족은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불안했지만 결국 가족 모두가 목감기 진단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예로부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바이러스 질환인 감기는 언제 어디서든 바이러스 노출에 의해 발생될 수 있고 여름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여름철에는 A씨 가족처럼 뜨거운 바깥 날씨를 피해 실내에서 장시간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 기구에 의존하며 지내게 되는데 이는 주변 환경과 호흡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외부의 먼지나 바이러스 등 외부 물질을 걸러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감기로 이어질 수 있다.

감기는 여러 바이러스에 의해 코, 비강, 인후, 후두 등에 발생하는 급성 상기도 감염으로 급성 인후염, 급성 편도염, 급성 후두염, 급성 비인후염, 급성 부비동염 등을 포함한다. 여름철에는 목통증이 주요 증상인 목감기가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는 급성 인후염혹은 후두인두염에 속한다. 바이러스로 인하여 인두, 후두를 포함한 상기도 점막에 생기는 염증으로 대부분 피로, 과로, 과도한 온도 차이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초기에는 목이 건조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벼운 기침이 나타나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목통증으로 침을 삼키거나 음식을 먹기 어려우며 두통, 발열,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염증이 후두까지 이어지면 쉰 목소리가 나거나 귀 밑 부분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목감기는 흔한 병이지만 재발이 잦고 불편함이 크다. 하지만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 종류가 많아 백신 개발이 어렵고, 원인 병원균을 사멸시키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치료가 대부분이다.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 치유되지만 고령, 영유아, 면역 저하자 등의 경우 중이염, 폐렴, 비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여름철 감기는 날씨가 덥고 주변 시선을 의식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경우 합병증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노영진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감기로 목통증이 심할 때 흔히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괜찮다며 아이스크림을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물을 삼키기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먹기 쉬워 나온 속설인 거 같다”라며 “목에 염증이 발생했을 때에는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목감기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안정을 취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경우 병원을 찾아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물, 주사 치료 등을 시행해야 한다.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미지근한 물로 입안을 헹구어 주는 것도 좋다. 특히 술과 담배를 금하고 면역력을 키워주는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동병원 이비인후과 노영진 과장



여름철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손과 구강의 청결이 중요하다. 또 물을 자주 마시고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차가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또한 야식을 피하고 큰 소리로 말하거나 높은음으로 말하는 등 목소리를 무리하게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더운 날씨지만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켜주어야 하며 에어컨 필터 청소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강석봉 기자 kb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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