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유조선 운임 3배 껑충..전쟁나자 돈방석 앉은 해운사들

송지유 기자 2022. 7. 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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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중국·인도 등으로 원유를 실어나르는 일부 해운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 이후 러시아산 원유 운송을 기피하는 해운 업체들이 늘면서 러시아 항구를 출발하는 선박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활발하게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나르는 유조선들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 터키, 그리스 해운업체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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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유조선 '러 원유' 싣고 5일 운항하면 20억원..국제사회 대러 제재에 유럽 해운사들 운송 거부하자, 중·터키·그리스 업체들 "우린 눈치 안봐" 적극 나서
러시아산 원유를 싣고 운항하는 한 유조선/ⓒ AFP=뉴스1

러시아에서 중국·인도 등으로 원유를 실어나르는 일부 해운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전방위 제재 이후 러시아산 원유 운송을 기피하는 해운 업체들이 늘면서 러시아 항구를 출발하는 선박 운임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선박 중개업자들을 인용해 러시아 동부 코즈미노항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반하는 소형 유조선 운임이 160만달러(20억7000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운임 시세보다 3배 높은 수준이다.

동시베리아-태평양송유관(ESPO)에서 나오는 러시아 원유를 작은 선박에 실어 중국까지 수송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 5일 정도다. 이 노선은 수송기간이 매우 짧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에도 수익성이 좋은 항로로 꼽혔는데, 최근 운임 폭등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된 것이다. 수송 기간이 짧으면 선박이 출발지로 빨리 돌아갈 수 있어 운항 횟수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러시아에서 원유를 싣고 중국으로 이동한 선박들의 항로/사진=블룸버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활발하게 러시아산 원유를 실어나르는 유조선들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 터키, 그리스 해운업체 소속이다. 개별 기업별로는 러시아의 소브콤플로트와 중국의 코스코해운 러시아산 원유 운송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튀르키예(터키)의 액티브항만관리회사, BEKS선박관리무역, 다이나콤탱커관리와 그리스의 아빈인터내셔널, 에스토릴네비게이션 등도 '러시아-중국', '러시아-인도' 항로 운송을 크게 늘렸다.

운항 기간이 짧아 수익성이 좋은 황금 항로의 운임이 더 뛴 것은 유럽 해운사들의 운송 거부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 주요국들의 대러 제재가 시행되면서 국제사회 평판과 제재 불똥 등을 우려해 러시아 운송을 중단한 선박 업체들이 많다.

중국 유조선 양메이후호가 6월 13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해주 나홋카 인근의 코즈미노 석유 터미널에 정박해 있다. / ⓒ 로이터=뉴스1

러시아 코즈미노항을 출발한 소형 유조선들이 한국 여수 앞바다에서 중국·인도행 초대형 선박으로 원유를 옮기는 일명 '셔틀 운항'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해 평균 시세보다 30% 이상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기 위해 바다 위에서 원산지를 세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EU가 올해 말부터 러시아산 석유 수송 선박에 대한 보험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한 만큼 일부 해운업체들의 러시아산 원유 운송 특수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국제유가를 잡으려고 대러 제재 완화안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사전에 정한 가격 상한을 준수한 러시아산 원유 수송 선박에만 해상보험을 제공하는 것)'를 제안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실제 시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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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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