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의 '매도' 의견에도 코인베이스 사들이는 서학개미들
거래량 급감하자 거래소 실적도 악화돼
국내 투자자는 지난 주 코인베이스 대거 순매수
미국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대한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코인베이스 투자는 멈추지 않는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제외하고 단일 종목으로는 지난 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에 올랐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주 동안 국내 투자자는 코인베이스 주식을 833만 달러(약 108억원) 어치 순매수 했다. 이는 단일 종목으로는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 종목 1위다. 전체 순위로 봐도 나스닥 하락의 3배를 추종하는 S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 ETF), 미 대형 원유 업체에 3배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BMO MICROSECTORS US BIG OIL INDEX 3X LEVERAGED ETN에 이어 3위다.
개인 투자자들이 코인베이스를 사들이는 이유는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저가 반발 매수 몰렸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개장날(1월 3일)부터 현재까지 주가가 80% 폭락했다.
코인베이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가상자산 거래소다. 지난해 4월 가상자산거래소로는 최초로 미국 증시에 상장됐다. 상장 당시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을 인정했다면서 시장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고, 주가는 한때 375달러까지 폭등했다.
상장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고공행진하던 코인베이스가 한 순간에 고꾸라진 원인은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으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거래 수수료로 이익을 보기 때문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코인베이스는 올 1분기 거래량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44%나 감소했다. 월 별 이용자(MTU)도 지난해 4분기 대비 920만명 감소했다.
코인베이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11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였던 14억8000만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최근 전체 인력의 18%인 1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잇달아 나오는 악재에 세계적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28일 코인베이스의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조정하고, 목표주가도 기존의 70달러에서 45달러로 35% 대폭 낮췄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 이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추가로 더 하락했다. 지난 달 27일 59달러였던 주가는 같은 달 30일 48달러까지 하락하며 3거래일 만에 18% 하락했다.
윌리엄 낸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가상자산의 현재 가격과 거래량으로 볼 때 코인베이스의 수익은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면서 “코인베이스 수익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연간 61%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코인베이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월스트리트가 전망하는 코인베이스의 평균 목표주가는 131달러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팁랭크스(Tipranks)는 “코인베이스의 1000명 정리해고가 사업을 축소하는 것의 일환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산”이라면서 “오랜 시간동안 미국 시장에 의존해 온 코인베이스는 최근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 아일랜드, 독일 등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코인베이스는 앞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네덜란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소폭 오르고 있다. 5일 오후 1시 34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77% 상승한 2만214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8.73% 오른 114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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