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불가 화장품 샘플·비타민, 플랫폼서 공공연히 유통"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홍보·판촉용 화장품이나 비타민 등 ‘온라인 거래 불가 품목’이 공공연히 유통 중이며, 소비자의 절반은 거래 불가 품목 여부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간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헬로마켓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이들 플랫폼에 올라온 개인 거래 불가 품목 9종의 판매 게시글은 총 5434건이었다.

이 가운데 사전에 영업 신고를 하고 판매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 판매 게시글이 5029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온·오프라인 거래가 금지된 화장품 샘플이나 소분 제품(134건), 판매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종량제 봉투(62건)도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력 교정용 제품(45건), 철분제 등 의약품(76건), 담배나 술 등 기호식품(5건), 동물의약품(4건)은 온라인 판매가 금지돼있지만 판매 글이 다수 확인됐다. 그 외 영업허가가 필요한 수제식품(16건), 판매업 신고를 해야 하는 의료기기(63건)의 중고 거래도 많았다.

해당 4개 중고거래 플랫폼은 모두 공지사항에 거래 불가 품목을 안내하고 있었지, 당근마켓과 헬로마켓은 판매 게시글 작성 단계에서 따로 공지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용자가 거래 불가 품목을 알기 어려웠다고 소비자원은 지적했다.

플랫폼 자체적으로 거래 불가 품목 검색어 차단 기능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약칭이나 은어로 검색하면 해당 상품을 찾을 수 있어 결과적으로 차단이 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쓰레기봉투는 ‘쓰봉’, 전자담배는 ‘전담’ 등으로 검색하면 판매 글이 나타나는 만큼, 플랫폼 자체적으로 검색어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 제공

특히 소비자원이 지난 4월 중고거래 플랫폼 4곳의 이용자 1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5.9%가 거래 불가 품목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중고 거래 품목은 생활용품(21.1%)과 가전제품(16.2%), 의류(13.7%) 순이었다. 응답자의 30%는 거래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으며, 불량판매자 페널티 제공 등 이용자 필터링(28.7%), 개인 판매자로 위장한 전문 판매자 차단(13.7%)을 개선점으로 꼽았다.

한편 최근 3년 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상담 가운데 ‘고지한 상품 정보와 다르다’는 불만이 32.4%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 사업자에게 거래 불가 품목 유통 차단과 전문 판매업자 관리 강화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매했더라도 판매 주체가 사업자이면 청약철회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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