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처음 보는 물가상승률.."이 속도면 7% 넘긴다"
물가상승 속도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별로는 7%, 연간으로는 5%를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에너지·곡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6%를 기록하며 외환위기(1998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물가부담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6% 오른 108.22로 집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긴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는 올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상승속도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전월대비 기준으로 올해 △1월 0.6% △2월 0.6% △3월 0.7% △4월 0.7% △5월 0.7% △6월 0.6%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0.6~0.7% 수준의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수치적으로 물가가 이같은 상승속도를 유지할 경우 올해 하반기 월간 기준으로 전년대비 7~8%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통계청은 물가가 앞으로 전월대비 보합(0%)을 유지해도 연간 기준으로 4.7%, 전월대비 0.7%씩 오르면 올해 5%를 넘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0.6~0.7% 수준의 전월대비 물가상승 속도는 굉장히 빠른 것"이라며 "지금 수준의 높은 상승속도를 유지하면 (물가상승률이 7~8%까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7월부터 소비자물가가 계속 전월대비 0.7%씩 오를 경우에는 올해 5%를 넘는다"며 "지금 수준을 유지하면 4.7%"라고 설명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4.7%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수준이다.
우려되는 건 올해 물가상승세의 주된 원인인 국제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4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1.68% 오른 11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1일 발표한 JP모건 등 4개 IB(투자은행)의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 평균은 배럴당 108.6달러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에 나서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은 지난 2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가 하루 300만배럴을 줄일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90달러, 하루 500만배럴을 감축하면 배럴당 380달러의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곡물 등 식량가격도 당분간 높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지난 3일 국제곡물 7월호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2분기 대비 식용 13.4%, 사료용 12.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제분용 밀 수입단가는 톤당 453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42% 올랐다. 식용 옥수수는 전년동월 대비 36%, 콩은 전년동월 대비 33.2% 상승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도 한동안 물가상승 압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기재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제에너지·곡물가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어려운 물가여건이 지속될 수 있다"며 "민생·물가안정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추가방안을 지속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도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고유가 지속,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 증대, 전기료·도시가스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상승)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물가상승률 정점은 6~8월에 형성될 가능성이 여전히 크지만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이 가세하면 지연될 우려도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며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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