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세금 인하해도 기름값은 그대로..왜?

YTN 2022. 7. 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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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이서혜 /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연구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37%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체감도는크게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유가 무엇인지,에너지·석유시장 감시단이관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연구실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서혜 박사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이서혜]

안녕하십니까.

[앵커]

박사님, 일단 에너지 석유시장 감시단이라는 게 생소합니다. 어떤 곳입니까?

[이서혜]

저희는 2010년부터 국내 석유시장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국제가격이 상승하고 하락했을 때 국내 정유사 가격, 주유소 가격이 적정하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저희가 13년째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조사가 어떻게 진행됐는지부터 설명을 해 주실까요?

[이서혜]

저희가 7월 1일부터 유류세 추가로 7% 인하를 했는데요. 이것은 국제유가와 상관없이 전날 대비해서 휘발유 같은 경우는 57원, 경유 같은 경우는 38원이 내려야 되는데 전날 대비해서 그 정도로 정확하게 내렸는지 저희가 조사를 해 봤습니다.

[앵커]

그 결과가 어땠습니까? 저희 현장 기자들이 갔을 때는 내린 데도 있고 아닌 데다 있다 이렇게 했는데.

[이서혜]

저희 분석한 결과, 유류세 추가 7% 인하한 금액을 정확하게 1원도 인하하지 않은 주유소가 66%, 경유 같은 경우는 68% 주유소가 1원도 인하하지 않은 걸로 나타났고요. 정확하게 인하를 한 주유소는 약 22%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계속 분석을 하다 보니까 재미있는 결과가 2개가 있었는데요. 유류세 인하를 20%, 10%, 7% 이렇게 인하를 했었잖아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정부가 이렇게 강경하게 바로 다음 날 안 내리면 정유사에게 강제적으로 뭘 하겠다, 이런 말이 없었을 때는 약 13% 정도만 바로 다음 날 내렸었거든요.

그런데 추가 10% 인하할 때는 3월달에 국제유가가 조금 올라갔다 내려간 5월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정부가 조금 더 강압을 했더니 그때는 17%가 내렸었는데 이번에는 6월달에 국제유가가 조금 많이 올라가서 정부에서 물가도 많이 인상되고 해서 정유사한테 많이 협조 요청을 한 바람에 이번에는 22%까지 올라가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렇게 내릴 여지가 더 있었는데 지난번에는 좀 덜 내렸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재미있는 결과는 전국이랑 서울을 비교했을 때 보통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더 많이 내리고 서울이 좀 더 적게 내렸을 거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서울에 있는 주유소가 더 많이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인 경우에는 약 44%, 전국 대비해서 2배 정도 비율로 봤을 때 더 많이 주유소가 가격을 57원, 38원 이상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는 서울에 직영주유소들이 많아서 정부에서 바로 다음 날 직영주유소는 내리도록 정유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런 결과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게 57원 이상 인하한 주유소가 전체 22.19%라고 했을 때 사실 이것도 이거밖에 안 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것도 늘어난 수치이기는 했네요.

유류세 인하를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던 이유가 또 여기 있었던 것 같고요. 다시 말해서 이건 마진을 그만큼 남겼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이서혜]

사실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상승을 했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를 해도 소비자가 체감을 하지 못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것뿐만이 아니라 정유사 단계에서도 저는 좀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데요.

즉 국제유가가 계속 올라갔을 때는 정유사가 이전에 저렴하게 사놨던 그 원유에 대해서 좀 더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에 재고 평가 이익이 좀 더 생겼을 거고요. 그다음에 코로나19 이후로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한 데 비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서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정제 마진율도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국제유가가 이렇게 상승할 때 사실 국내에서 정유사가 유통 마진도 조금 더 많이 책정을 한 것으로 나타나서 사실 어떻게 보면 유가 상승에 대한 것도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분명히 정유사와 주유소 단계에서도 가격을 조금 더 마진을 많이 책정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진 같은 경우는 정유사가 내가 얼마나 이익을 얻을지 또 주유소가 내가 얼마나 이익을 얻을지 결정하는 건데 그 마진 비율이 어느 정도 됩니까? 휘발유와 경유 따로 따로 설명을 해 주실까요?

[이서혜]

보통 정유사와 주유소 단계로 설명을 드리면 정유사는 우리나라에 4개 정유사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 물량을 4개 정유사가 취급을 하잖아요. 그래서 주유소 단계보다는 마진이 좀 낮게 나옵니다.

보통 주유소 마진이 한 4~5% 정도라면 정유사 마진은 보통 2% 정도대, 2% 이내로 보통 보이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지난 2010년부터 조사를 해 왔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정유사가 마진을 많이, 특히 경유 부분에서 높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저희가 2010년부터 쭉 정유사 마진을 평균을 내봤더니 작년까지 휘발유 같은 경우는 약 한 45원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약 55원 정도로 한 10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요. 경유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다른 특징이 나타납니다. 저희가 2020년 5월에 코로나 이후로 갑자기 국제유가가 폭락을 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때 아마 정유사에서 정제 마진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국내에서 유통 마진을 지나치게 많이 상승을 시켰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서 최근에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정유사 마진이 주유소 마진보다 더 반 정도 적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최근 경유 같은 경우는 정유사 마진이 주유소 마진보다 훨씬 더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치상으로 봤을 때는 아까 말씀드린 2020년 5월 이전에 저희가 2010년부터 평균적으로 봤을 때 경유에 대한 정유사 마진이 약 한 52원이었다면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는 약 95원 정도, 굉장히 많이 상승을 했죠. 그래서 주유소보다 정유사가 약 1.6배 이상 더 많이 마진을 가지고 가고 있는 것으로 문제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정리를 해 보면 휘발유 같은 경우는 마진율로 봤을 때 주유소가 조금 더 가져가는 건데 경유는 그 반대라는 거죠?

[이서혜]

반대가 됐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해 주신 그 정제 마진이라는 것은 정유사가 휘발유나 경유 등 이런 제품을 생산하면서 원가를 제외하고 남긴 차익을 말씀하신 거고요. 휘발유는 주유소 단계에서 유류세 인하분이 덜 반영되는 측면이 있고, 경유는 정유사가 더 문제다.

[이서혜]

정유사가 조금 더 저는 문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정유사들이 담합했을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나요?

[이서혜]

저는 사실은 이런 담합에 대해서 계속 이전에도 얘기가 나왔었는데 저희는 정유사 공급가격도 보기 때문에 사실은 담합이라고 보기보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마진폭을 많이 책정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정유 4사별로 공급하는 가격은 굉장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저는 우리나라 주유소 구조 자체가 그렇게 크게 담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국제유가가 올라갈 때 사실은 소비자는 얼마가 올라갔는지 정확하게 잘 모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 정유사랑 주유소에서 가격을 조금씩 더 올려서 소비자 부담을 더 유발하고 있다, 이렇게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정유사 입장에서는 사실 휘발유로 이득을 얻든 경유로 이득을 얻든 둘 다 똑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경유 소비층은 사실 화물차 운전하시는 분들이 되게 많잖아요. 어려운 분들도 있을 텐데 굳이 경유에 마진을 더 많이 두는 이유는 뭘까요?

[이서혜]

사실 경유,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로 봤을 때는 휘발유 차량이 경유 차량보다 더 많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도로에서 사용된 그 휘발유와 경유 양을 보면 경유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만큼 아까 말씀대로 화물차라든지 상용차들이 경유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정유사 입장에서는 사실 판매하는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여기서 이익을 조금 더 남기면 본인들이 더 갖고 가는 이익도 많을 것이고요.

또 하나는 보통 저희가 언론에서 얘기할 때 봤던 휘발유에 대해서 많이 말씀을 하시지 경유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으셔서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시장에서 모니터링, 관심이 있는 그 유종이 상대적으로 휘발유이기 때문에 경유에 대한 부분에서 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궁금했던 게 정유사나 주유소가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가격을 빨리 올리고 내려갔을 때는 너무 느리게 내려오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에 있어서 어떤 구조적인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이서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구조적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국제유가도 그렇고 환율도 올라갈 때 소비자들이 정확하게 얼마인지 잘 모르고 그리고 언론에서 자꾸 국제유가가 막 올랐다, 이렇게 말하니까 정유사나 주유소 입장에서는 그거에 편승해서 조금 더 빨리 올리는 경향이 있고요.

내려갈 때는 보통 하시는 말이 비싸게 사가지고 왔는데 어떻게 싸게 빨리 팔겠냐, 이런 말씀하시면서 늦게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가 유류세 인하했었던 적이 이번 말고 2018년에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보면 유류세를 내릴 때는 방금 우리가 봤던 것처럼 바로 다음 날 내리는 주유소가 20%밖에 안 된다면 올릴 때는 2배 이상 50%가 바로 다음 날 가격을 올리는 이런 행태가 나타나고 있어서 구조적인 거라기보다는 정유사랑 주유소가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 이런 부분에서 조금 더 정확한 마진을 책정할 필요가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기름값은 파시는 분들이 정하는 거니까 강제할 수는 없죠?

[이서혜]

그렇게는 힘들고요. 아무래도 자율적으로 맡기고 있는 자율시장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 초반에 말씀해 주신 것처럼 정부의 강한 의지나 이런 것들이 보일 때 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이서혜]

그렇죠. 아무래도 유류세 인하를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조금 더 면밀하고 정교한 분석을 실시하고 아까 그렇게 이런 문제가 있다, 저희가 말한 경유 같은 부분에 이렇게 마진이 지나치게 많다고 하면 정유사에게 조금 더 강하게 협조 요청을 구하든지 수정을 요청하든지 이런 게 좀 더 저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민이 유류세 인하를 어떻게 하면 더 체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고 정유사가 또 큰 손실을 보는 것도 피해야 하는 거잖아요. 이런 부분, 손실 보전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서혜]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저는 횡재세라는 부분이 손실 났을 때 사실 그 부분을 어떻게 보전해 줄 수 있을까. 그래서 다각도로 논의도 필요하고 조사와 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유류세 인하를 체감한다는 게 상당히 어려운 것 같아요.

최근에 국제유가도 급격하게 오르지만 환율도 또 오르고 있어서 사실 유가가 올라가는 속도를 유류세 인하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더 유가가 빨리빨리 올라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럴 때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고 저는 소비자들도 물론 먼 거리에 있는 데까지 싼 걸 가서 넣을 수는 없지만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서울 시내 같은 경우에 한 구에서 가격이 900원 정도, 주유소 가격이 900원까지 차이나는 구들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이동하는 경로상에 저렴한 주유소를 그래도 찾아서 주유를 하도록 노력을 하는 게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비싼 주유소에서 계속 손님이 오면 그 주유소는 그 가격에 그냥 팔아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판매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소비자들도 스마트하게 소비를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것까지 여쭤봐도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기름값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이서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기름값 전망인데 글쎄요, 어저께도 외국의 유명 기관에서 보고서를 냈는데 지금 이렇게 러시아를 계속 압박하면 오히려 유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 이게 세계적인 기관들에서 유가가 조금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200달러가 간다는 전망도 있고. 사실 어떻게 보면 유류세 인하도 저희가 무작정 막 0%까지 인하를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아까 말씀드렸듯이 결국은 이렇게 유가가 오를 때는 소비자도 일정 부분 절약을 할 필요도 있는 것이고 그런 유류세라는 것도 그렇고 가격 시그널에 대한 소비자의 행동 변화도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 계속 유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유의 깊게 보고 소비자도 행동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서혜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서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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