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일단 개문발차..여야 합의 하루 만에 신경전

한상희 기자 2022. 7. 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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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우리가 통 크게 양보..사개특위 변동 여지 전혀 없어"
박홍근 "법사위 예결위 사개특위 정상가동 넘어야할 산 많아"
김진표 신임 국회의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여야가 가까스로 21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함에 따라 한 달 넘게 공전하던 국회가 극적으로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양보했으니 약속을 지키라"며 여야가 합의 하루 만에 서로에게 공을 떠넘기고 있는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구성을 추후 미루기로 하면서 원 구성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5일 오전 9시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책회의에서 양당 원내대표는 전날의 합의가 '자당의 통 큰 결단' 덕분이라고 자찬하며, 서로 양보를 요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의힘은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 오직 국민만 생각하며 먼저 양보했다"며 "시간을 끌 이유가 전혀 없다. 민주당이 의지만 있다면 당장 오늘이라도 여야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다"고 공을 민주당에 넘겼다.

반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후반기 의장단이 선출된 것은) 퍼펙스톰에 민생경제 위기 속 입법부 공백을 더이상 지속해선 안 된다는 일념으로 의장을 선출하겠다는 민주당의 강한 결단과 대승적 양보를 인내 한 결과"라며 "약속 대 약속 합의 대 합의 이행으로 여야 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한다면 국회 전면 정상화는 당장이라도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

특히 사개특위 구성과 상임위 배분 등을 두고 여야 입장 차가 큰 상황이라 두 문제가 맞물릴 경우 국회 파행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앞서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주는 대신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능 축소, 검찰개혁법(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소, 사개특위 구성 등 3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와 예결위 등 국회 선진화를 위한 개혁, 사개특위 정상가동 등 넘어야할 산이 아직 남았다"고 사개특위 구성을 원 구성 협상에서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가 전반기 약속대로 법사위원장을 넘기려면 (국민의힘이) 합의를 지켜야 한다. 검수완박 개혁 합의 준수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에 향후 원구성 협상에서 여전히 그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장을 제1 교선답체 민주당이 맡았으니 법사위원장은 2교섭단체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 지난해 7월 합의했듯 11대 7 상임위를 배분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조건 없는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당의 입장은 사개특위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법사위원장을 내주는 대신 사개특위 참여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위 위원장 자리와 여야 '5:5' 동수 구성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 원구성과 사개특위 구성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게 국민의힘 측 입장이다 .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개특위가 민생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지노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여러차례 말했고 그 부분 변동 절대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박 원내대표도 그 점에 유념해서 상임위 구성에 나서리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개특위에서 안건 의결은 여야 합의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제안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여야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안에 '사개특위 구성을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하도록 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권 원내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희가 일찍이 국민의 뜻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서 파기선언을 했다"며 "(그 파기 선언할 때 사개특위 구성 합의도) 다 파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특별히 여당 쪽에서 연락온 바 없다'며 "경제와 민생에 관심을 가져야 할 정부와 여당이 원 구성에 있어 적극적으로 임해야할텐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여야가 국회 정상화의 부분적인 기틀을 마련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사개특위 문제로 다시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사개특위의 경우 '5 대 5면 부결로 본다'는 게 국회 회의 원칙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사개특위는 계속해서 남겨놓았기 때문에 추가로 파행 가능성이 있다"며 "큰 건 타결했지만 디테일은 아직 남아있는데 보통 디테일에서 틀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분간 부분 파행, 부분 정상화 국면이 되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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