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은데 검소해서" 젊은층 열광하는 아프리카 무명 대선 후보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부유한 기업가 출신 정치인이 검소한 생활을 이유로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내년 2월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는 피터 오비(61) 노동당 후보는 유력 주자로 떠올랐다. 젊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소셜미디어에 오비 후보의 사진이나 메시지를 퍼나르는 네티즌들이 많다고 방송은 전했다.
나이지리아 노동당은 2002년에 창립됐으며, 원내 의석이 없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내년 대선에서도 오비 후보 외에 집권여당인 범진보의회당(APC)의 볼라 티누부(70) 후보와 제1 야당인 인민민주당(PDP)의 아티쿠 아부바카르(76) 후보가 경쟁한다. 현 무하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2회 연임을 해 출마할 수 없다.
하지만 오비 후보는 나이지리아판 MZ세대격인 30세 이하 ‘코코넛 헤드 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BBC는 이들 코코넛 세대가 의지가 강하고 독립심이 있으며, 나이 많은 기성 정치인들에 대해 ‘젊은이에게 해 준 것이 무엇이 있느냐’면서 경멸하는 반응을 보인다고 짚었다.
오비 후보가 가장 인기를 끄는 대목은 검소함이다. 그는 젊은 시절 무역업과 은행가로 일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200달러짜리 양복을 즐겨입으며, 중저가 신발 두 켤레만 보유하고 있다. 또한 30세 아들에게는 차를 사주지 않았으며, 딸은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명문가의 자제들이 화려한 직업을 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인 케냐에서는 드문 일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또한 정치 투신 이후 오비 후보는 아남브라 주지사로 일했는데, 재정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급여를 제때 지급한 점 역시 지지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오비 후보를 두고 비판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특히 제1야당인 PDP 지지자들은 전국적인 명성도 없는 후보 때문에 야당 표가 분산돼 결국 여당 좋은 일만 하게 된다는 지적을 한다.
또한 나이지리아 동부 가톨릭 지역 출신인 오비 후보가 당락에 결정적인 무슬림계 표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적을 네 차례 바꾼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APC의 티누부 후보와 PDP의 아부바카르 후보는 무슬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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