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서 미래 전쟁 지혜 얻으려 골몰.."다영역 합동작전 될 것"

강영진 2022. 7. 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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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리더십·보급·충분한 탄약 비축 등 모두 중요하지만
미래전은 육해공 구분없는 다영역 합동작전 시대

[바흐무트=AP/뉴시스]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잠시의 휴식을 즐기고 있다. 2022.06.2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방식의 전쟁에서 교훈을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무기, 전술, 보급 등 기타 요인들을 분석해 전쟁의 현재와 미래를 예측하려는 전문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패트릭 샌더스 영국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이미 교훈을 얻어 적용하고 있다. 우리는 싸우는 방법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직업 군인으로선 일종의 실험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전사자와 민간인 희생자가 많은 것은 물론 소셜 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전황이 전해지는 최초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수십년 래 처음으로 대규모 전쟁이자 현대식 전쟁이며 전세가 한쪽에 일방적이지 않은 전쟁이다. 최근 수십년래 발생한 다른 전쟁들은 이라크 전쟁 두 차례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덜 발달한 적을 상대로 첨단 무기들을 동원하는 전쟁이거나 규모가 작은 전쟁이었다.

이번 전쟁에서 얻는 교훈 가운데 새롭지 않은 점들도 있다. 강력한 리더십과 원활한 보급체제의 중요성이 그것이다. 다른 교훈은 현대전쟁에서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전쟁의 경계도 없다는 점이다. 드론, 전자정찰 및 우주 기반 정찰로 불과 몇년 전보다 숨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

샌더스 합참의장은 러시아의 침공이 "대비하지 않으면 전쟁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말한다. 군사전략가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첨단 기술로 표적만 공격하는 전쟁이 가능하다고 믿어온 서방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화기를 동원해 마구잡이로 대규모 파괴가 있었던1,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킨다.

미육군 보병 장교 출신으로 미국방부 분석관을 지낸 빌리 파비언은 "생각만큼 현대전이 현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공격 전쟁이 힘들고 끔찍하며 피해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에서 당국자들은 범대서양 협력의 가치를 고창했다. 동맹국 당국자들은 이 점이 NATO가 리비아 내전에 개입했을 때 유럽 군대가 재고가 부족해 미국의 탄약을 사용하는 방식이 도움이 됐음을 강조한다.

현대전에서 무기 공급부터 제재까지 광범위한 협력이 이뤄진다. 일치된 단합으로도 러시아를 눌러앉히진 못했지만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몇 배 증가할 수 있었다.

양측의 중단없는 포격전이 무기와 탄약을 충분히 비축해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러시아는 압도적 물량 공세로 우위를 보이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가 곧 탄약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방국들은 키이우에 무기와 탄약을 대규모로 지원한 뒤로 군수산업 재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한 고위 나토 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한가지 교훈은 재고량을 다시 추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하루 이틀 새 소모되는 양을 보충하는데 몇 주 또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이나 러시아군 모두 드론으로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작고 민첩한 서방 지원 드론으로 러시아의 큰 장비를 성공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에 큰 피해를 입히는 공격은, 특히 우크라이나 민간인과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미사일, 로켓, 포탄 공격이었다.

이에 대해 파비언은 "기계화 재래전의 현대적 특성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개전 초기 몇 주 동안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를 서방이 지원한 기동력 좋은 휴대용 로켓 발사기로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탱크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지만 그보다는 여러 군대와 무기간 치밀한 조율, 즉 합동군사전술의 중요성이 잘 부각된 사례라고 말한다.

샌더스 합참의장은 "종심전투에서 합동작전을 강화할 것이다. 통합된 군, 다방면으로 유능한 군이 많아야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전에서 사이버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사이버 능력으로 강을 건널 수는 없다. 한가지 무기, 능력, 전술 만으로 돌파할 순 없다"고 말했다.

전술가들은 작고 값싼 무기의 활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터키산 바이락타르 TB2 드론, 미제 스위치블레이드 드론, 영국제 NLAW 이동식 로켓 등이 그것이다.

전자전이 확대되면서 전략가들은 무선 신호를 발하지 않고 작전하는 방식을 연구중이다. 일부 정찰 드론은 사전에 입력된 임무를 마치고 정보를 수집한 뒤 돌아오도록 돼 있다. 비행중 무전을 발하지 않는 것이다. 또 오토바이처럼 구시대 장비도 시가전에 유용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고기동다연장로켓(HIMARS)과 같은 무기는 고도의 탐지 회피 능력을 갖추고 있어 위력이 크다. 로켓을 발사한 뒤 탐지되지 않고 이동하는 치고 빠지는 전술에 탁월한 것이다.

미래엔 육해공군을 구분하는 전통적 방식이 사라질 전망이다. 2018년 국방대 합동작전 계간지에 실린 고위 장교 2인의 글은 다영역 전투에서 통합 작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예비역인 데이비드 퍼킨스 육군 장성과 제임스 홈즈 공장 장성은 육군, 해군 등의 편제 구분을 넘어 다영역 접근을 제안했다. "미래 군이 잘 결합되고 통합된 군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병력도 장비도 크게 열세다. 그러나 서방 군사 당국자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어 열심히 싸웠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은 "사기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우크라이나군의 결의는 물론 국민들의 국가 사수 의지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8년 동안 나토가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하면서 지휘구조를 바꿔 하위 계급 군인들에게 권한을 부여한 것도 효과가 컸다고 우크라이난 군 당국자들이 밝혔다.

러시아군이 보여주는 구식 무기 물량공세의 장점도 있다. "양이 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최근 몇 주동안 탄약을 충분히 보급하면서 전진하는데 성공했다. 군인들의 사기와 훈련 상태가 형편없음에도 그랬다.

전 나토 고위 당국자인 제이미 세아는 "무능한 군대라도 나라를 파괴할 순 있다. 군인은 사기가 낮아도 무기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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