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선거 유세서 개헌은 거의 거론 없어..물가상승 집중"

김예진 2022. 7. 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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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기시다, 개헌에 긍정적인지 측근사이서도 견해 갈려"
개헌 발의에 필요한 의석 얻어도, 세력 내부 조율필요
개헌 세력 간 의견 달라…"대립점 해소 장애물 높아"

[서울=뉴시스]5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오는 10일 치러질 참의원 선거와 관련한 유세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정세로 인한 물가 상승, 이와 관련한 대책 등이 담겼다. 개헌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2022.07.05. *DB 및 재판매 금지.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오는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유세에서 개헌에 대해 "거의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5일 아사히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정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가두 연설 등에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들며 개헌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숙원은 개헌이다.

기시다 총리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이슈는 물가 급등 대책이다.

다만 지난달 21 있었던 일본기자클럽 주최 당수 토론회에서 "(발의하는 개헌 원안) 내용에 대해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가 결집할 수 있는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중의원(하원), 참의원에서 3분의 2 개헌 세력을 바탕으로 발의 원안을 정리할 생각을 시사했다.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개헌에 긍정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측근 의원 사이에서도 견해는 엇갈린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측근 가운데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헌법개정에는 진심이다. 누구도 행하지 못한 레거시다"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개헌을 밀어붙일 생각은 조금도 없다. 보수층을 겨냥한 알기 쉬운 메시지다"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가 앞서 개헌 추진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산케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헌법 개정에 대해 "자위대의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국민에게) 정중히 설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에서의 호소를 통해 당의 적극적인 자세를 어필하겠다"면서 그는 "개헌은 당시(党是)다. 헌법은 시행 75년이 지나 시대에 맞지 않고 부족한 내용도 있다. 꼭 개헌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베 전 총리가 주장하는 개헌 내용과 같다. 다만, 이러한 언급이 보수층을 겨냥한 표심잡기일 수 있다는 셈이다.

기시다 총리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앞으로 3년 간 국정선거가 없는 '황금의 3년'을 누리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정책을 가열차게 추진할 수 있다.

자신의 임기 중 숙원인 개헌을 달성하지 못한 아베 전 총리 주변에서는 "개헌세력 수가 (발의선을 만족하는 규모로) 있을 때 발의해야 한다", "기시다 총리도 선거에서 이기면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개헌 외에도 물가 상승 대책, 급격한 인구 감소, 지속가능한 사회, 사회보장제도의 근본적인 개혁 등 직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아사히는 앞으로 기시다 총리가 무엇을 우선 과제로 삼을지 참의원 선거에서도 그 "구체적인 대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뮌헨=AP/뉴시스]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연설하고 있다. 2022.07.05.


집권 자민당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헌법 명기 ▲긴급사태 조항 창설 ▲참의원 선거 합구(合區) 해소 ▲교육 환경 충실 등 개헌안 4개 항목을 과제로 내걸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공약으로 삼았다.

핵심은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것이다. 교전권이 없으며 전수방위만 가능한 패전국 일본에게 자위대의 존재 자체가 위헌이라는 논란이 발생하자, 헌법에 명기해 논란을 불식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자위대 명기 개헌은 개헌 세력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개헌 세력 가운데 이번 선거 공약으로 헌법 9조 개정을 내건 당은, 엄밀히 말해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뿐이다. 자위대는 헌법 9조에 자위대의 명기, 일본유신회는 9조에 자위대를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주장한다.

연립여당 공명당은 9조 1항, 2항을 견지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조항에서의 자위대 명기는 "계속 검토를 진행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민민주당은 "9조의 자위대 행사 범위, 자위대 유지·통제에 관한 규정, 9조 2항과 관계된 3개의 논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공약이다. 자민당, 일본유신회, 공명당과는 거리가 있다.

헌법 9조 외에도 긴급사태와 관련한 개헌 입장에 대해 개헌 세력 안에서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또한 참의원 합구 해소 등 개헌 세력 간 의견이 다른 쟁점이 많다.

이번 선거 후 개헌 발의에 필요한 중의원, 참의원 3분의 2석은 이들 개헌 세력으로 아슬아슬하게 도달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중의원만 살펴 보면 개헌 세력이 4분의 3을 차지한다. 결국 개헌 세력 사이에 "대립점 해소 장애물도 높아지게 된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개헌 세력 간 조율 외에도 개헌에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국회 발의와 함께 국민투표 등이 요구된다. 국민투표에서는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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