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14분뒤 환호가 비명으로..아이·노인에 무차별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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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인 줄 알았는데."
미국 최대 명절인 독립기념일을 피로 물들인 총기 난사가 시작된 건 퍼레이드가 시작한 지 14분 만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리처드 아이젠버그(77)는 워싱턴포스트(WP)에 "지금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자마자, 사람들이 '달려요!'라고 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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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로 물든’ 美 최대 국경일
인근 건물 옥상에서 난사 추정
“병원이송환자 연령 8세~85세”
전날엔 경찰이 흑인청년 사살
‘反 총기 · 인종차별’ 시위 격화
“불꽃놀이인 줄 알았는데….”
미국 최대 명절인 독립기념일을 피로 물들인 총기 난사가 시작된 건 퍼레이드가 시작한 지 14분 만이었다. 4일 오전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축제에서 행진을 시작한 고등학교 밴드를 향해 환호를 보내던 시민들은 별안간 무언가 연달아 터지는 소리를 듣고 하늘을 바라봤다. 하지만 때는 해가 떠 있는 아침. 당시 현장에 있었던 리처드 아이젠버그(77)는 워싱턴포스트(WP)에 “지금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할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자마자, 사람들이 ‘달려요!’라고 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모차를 끌고 퍼레이드를 관람하던 부모들은 재빨리 아이를 꺼내 안고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 소칠 톨레도는 할아버지인 니콜라스 톨레도가 이미 총에 맞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총성을 듣고 퍼레이드의 일부라고 생각했는데… 할아버지의 피가 우리에게 흩뿌려졌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멕시코인인 니콜라스는 당시 손녀딸을 보러 미국에 건너와 있었다고 한다. 몸이 불편해 퍼레이드를 관람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만, 장애가 있는 그를 혼자 남겨둘 수 없던 가족들은 전날 밤 미리 관람 자리를 맡아두기까지 했다고 한다. 소칠은 “할아버지가 우리 모두를 구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찰은 유력한 총격 용의자로 로버트 E 크리모 3세(22)를 지목해 구금한 상태다. 행진이 시작되기 전 인근 건물 옥상에 숨어 있다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촬영된 일부 영상에서는 총성이 60번 이상 들리기까지 했다. 현재까지 최소 6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사망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대 축제 기간인 만큼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노스쇼어대 보건 시스템을 책임지고 있는 브리검 템플은 CNN에 “병원에 이송된 환자 4~5명이 어린이로, 피해 연령대가 8~85세까지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랜드파크 소방서장 조 슈라지는 “부상자들은 복부, 팔·다리 등에 총을 맞았다”며 “중상자 중 한 명이 어린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무장 상태이던 흑인 청년 제이랜드 워커(25)가 경찰에 60발 이상을 총탄을 맞으면서 숨진 뒤 ‘반(反) 총기·인종차별’ 시위가 격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총기 난사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의 공포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워커 사망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 대응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날까지 나흘째 이어지면서 ‘제2의 조지 플로이드’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질식사한 흑인 플로이드 사건 이후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블랙 라이브스 매터’가 불붙었던 것처럼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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