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장 "김어준 방송 폐지해도 달라지지 않아..TBS 수명 다했다"

김현기 서울시의장 
"TBS 최대 문제는 편향된 방송..시민 요구 부응해야"
"민간방송 전환하면 재정 독립 가능..충분한 시간 有"

서울 상암동 TBS 교통방송 사옥(왼쪽 사진)과 방송인 김어준씨. 서울시·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가 교통방송(TBS) 재정지원 폐지 조례안을 발의한 가운데 김현기 서울시의장은 5일 "TBS의 문제는 편향된 방송"이라며 "청취율이 높기 때문에 민영방송으로 전환하면 상업광고가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지원 중단에도 TBS의 자생력 확보는 가능하단 취지로 읽힌다.

김 의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다수 시민들이 TBS 개선해라, TBS 수명을 다했으니까 어떻게든 대책을 강구하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TBS의 최대 문제점은 "편향된 방송이 들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종합편성 방송으로 재단법인화되기는 했지만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방송이니 시민의 요구 등에 부합해야지,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취율 1위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청취율이 높다고 해서 공정한 방송이라고 할 순 없다"며 "공정한 방송은 말 그대로 보편적 방송이 돼야 한다. 그런데 보편성을 상실하면 공정한 방송이라고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폐지된다면 다르게 대안을 강구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서 교통방송도 달라져야 한다. (운영)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방송 영상 캡처

김 의장은 "TBS 출범 배경은 시민들에게 편리한 교통안내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정보통신기술이 발전되면서 교통안내 수요에 대한 변화도 달라졌다. TBS 들으면서 운전하는 분이 계실까. 대부분 내비게이션이나 (휴대폰) 안내 앱을 이용한다"고 했다.

'이강택 TBS 대표는 서울시 예산 끊으면 굶어죽으라는 얘기라던데'라는 질문에 김 의장은 "공영방송이니까 상업광고를 못했다"며 "그러나 앞으로 민간방송으로 전환되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서 얼마든지 상업광고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청취율이 대단히 높으니 광고가 폭주하지 않겠나"라고 민간방송으로의 전환 방안을 꺼내들었다.

이어 '민간방송이라면 재단의 매각 등도 가능하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TBS는 주주가 시민이고 그 주주의 대표기관이 의회다. 의회가 제대로 일을 못하는, 또 방향이 맞지 않는 이런 방송에 대해선 얼마든지 의사 표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재정지원 1년 유예라 그 기한이 내년 말까지인가'라는 질문에 "(발의한 조례안이) 심의가 의결되고 서울시의회에서 완전 의결 통과됐을 때 시점으로 1년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시장이 공포한 날로부터 1년"이라며 TBS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