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비 972조원..해외동결 러 자산 쓰자"

손우성 기자 2022. 7. 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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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4일 러시아 침공으로 초토화된 도시와 마을을 재건하는 데 7500억 달러(약 972조 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 점령을 공식 선언하고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상당수 도시와 마을이 파괴된 올해 회의는 재건(recovery)에 초점을 맞춰 이름과 성격을 모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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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재건 위해 모인 우방국 : 루슬란 스테판추크(앞줄 오른쪽) 우크라이나 국회의장이 4일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회의 개막식에서 이렌 칼린(앞줄 왼쪽) 스위스 국민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로이터 연합뉴스

■ 38개국‘우크라 재건회의’ 개막

우크라 총리“러 자산 648조원과

우방국 지원으로 재건자금 조달”

불황에 ‘국제사회 단합’ 미지수

푸틴 “루한스크 점령” 공식 선언

공포정치로 반체제인사 탄압 계속

우크라이나가 4일 러시아 침공으로 초토화된 도시와 마을을 재건하는 데 7500억 달러(약 972조 원)가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 점령을 공식 선언하고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국내 반체제 인사를 대거 체포하는 등 ‘공포 정치’도 강화하고 있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스위스 루가노에서 개막한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에서 2000페이지 분량의 재건 계획을 공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다시 세우는 데 7500억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상수도나 교량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 복구는 당장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자금 조달 방법으로 최대 5000억 달러(648조 원)는 전 세계에서 동결된 러시아 정부 또는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 자산으로 충당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우방국들의 저금리 대출 등 재정 지원도 요청했다.

이 회의는 2017년 ‘우크라이나 개혁(reform)회의’라는 이름으로 출범해 지난해까지 매년 개최됐다. 하지만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상당수 도시와 마을이 파괴된 올해 회의는 재건(recovery)에 초점을 맞춰 이름과 성격을 모두 바꿨다. 다만 극심한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국제사회가 1000조 원에 가까운 막대한 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으로부터 루한스크주 점령 사실을 보고받고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계획에 따라 임무를 계속 수행하라”며 “루한스크 점령 작전에 투입된 중부군과 남부군은 우선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전투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는 공포정치를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입도 틀어막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러시아 인사들이 인질로 끌려가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대표적인 인물로 지난 2일 사망한 물리학자 드미트리 콜커를 꼽았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지난달 30일 입원해 있던 콜커를 간첩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췌장암 4기였던 콜커는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한 상태였지만, FSB는 연행을 강행했고 수감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러시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이반 페도토프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와 계약했다는 이유로 강제 징집됐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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