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찰청장 내정.."외압 막아달라" vs "대응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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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에 윤희근(54·경찰대 7기) 경찰청 차장을 지명하면서 13만 경찰 조직은 '3연속' 경찰대 출신 수장을 맞게 됐다.
또다른 경찰 간부는 "행안부가 오는 15일로 날짜를 못박으면서까지 경찰 통제안을 강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만큼, 새 청장이 오더라도 대응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대 4기에서 7기로 3기수를 점프하며 끌어올린 데는 행안부에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휘부를 물갈이한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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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경찰국 관련 돌파구 과제
경찰대 '3기수' 점프 배경에 촉각
"반대 목소리 물갈이 의도" 우려
삭발·단식 등 일선 반발은 계속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경찰청장 후보에 윤희근(54·경찰대 7기) 경찰청 차장을 지명하면서 13만 경찰 조직은 ‘3연속’ 경찰대 출신 수장을 맞게 됐다. 윤 내정자는 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강화 방안 추진으로 혼란스러운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훼손 논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경찰청은 5일 오전 국가경찰위원회를 열어 윤 내정자에 대한 임명 제청 동의안을 처리했다. 경찰법 제14조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국가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대통령 임명 전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거친 후 국회의 임명 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국회의장에 선출하며 국회 원구성의 물꼬를 튼 만큼, 인사청문회 일정도 조만간 잡힐 것으로 보인다.
윤 내정자는 충북 청주 출신으로, 경찰대를 나와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 경찰청 자치경찰협력정책관, 경찰청 경비국장 등을 지냈다. 경찰 내부에서는 ‘정보통’으로 통한다. 윤 내정자가 청장에 오르게 되면, 전례없는 초고속 승진 기록을 쓰게 된다. 그는 지난해 12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후 반년도 안 돼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직전 민갑룡-김창룡 청장에 이어 세 번 연속 경찰대 출신 총수라는 기록도 만들어진다.
윤 내정자 앞에는 취임 직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행안부가 오는 15일까지 최종안을 마련하기로 한 경찰 통제 강화 방안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면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 훼손 논란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행안부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경찰업무조직(경찰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일선 경찰들은 기자회견과 1인 시위 등을 통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4일부터는 개별 경찰서 단위 직장협의회(직협) 대표들이 릴레이 삭발과 단식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향후 행안부가 경찰국을 통해 주요 인사·정책과 관련한 지휘·감독에 본격 나설 경우, 경찰의 중립성·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도 대응해야 한다. 행안부가 개별 경찰 수사와는 관계 없다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만큼 눈치보기가 불가피하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수사와 관련해서는 밖으로는 법무부·검찰과 책임수사 체계를 정비해 나가는 한편, 안으로는 수사 역량 강화와 수사부서 기피 현상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수사당국, 정부와의 소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내부에서는 새 청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 간부는 “정보 쪽에 오래 있으면서 위아래로 좋은 평가를 받고 후배들의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안다”며 “행안부 관련 현안에 잘 대처해 외압에 대한 걱정 없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또다른 경찰 간부는 “행안부가 오는 15일로 날짜를 못박으면서까지 경찰 통제안을 강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인 만큼, 새 청장이 오더라도 대응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대 4기에서 7기로 3기수를 점프하며 끌어올린 데는 행안부에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휘부를 물갈이한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봤다.
행안부에 반발해 5일부터 단식에 들어가는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대표는 “행안부 경찰국에 대해 대응하는 것을 보고 (직협 입장을)논의할 것”이라며 평가를 유보했다. 민 대표는 전날 경찰청 청사 앞에서 삭발식을 하고 “새 청장이 내정된다면 13만 경찰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행안부에 얘기를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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