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지지율 의미 없다'는 尹에 "여론조사까지 무시?"

尹 대통령 "선거운동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김씨 "여론조사까지 다 무시하면 어디 따로 물어볼 곳이 있냐? 여론조사는 국민의 상황 인식에 대해 묻는 것. 의미가 없다니?"

윤석열 대통령(맨 오른쪽)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별로 의미가 없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론조사까지 무시하면 국민의 뜻을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김씨는 5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가 정상이 특정 시점에 지지율 때문에 정책 기준을 하루아침 바꾸는 건 안 될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은 별로 유념치 않았다.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어떤 일은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데 피해만 주거나, 어떤 일은 그 자체를 국민이 원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지금 국정과 방향이 국민이 원하는 대로 잘 가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을 하는 거냐”고 힐난했다.

김씨는 “여론조사까지 다 무시하면 어디 따로 물어볼 곳이 있냐”면서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말은 다른 나라 정상들도 다 하는 말이다. (하지만) 지지율이 아무 의미 없다는 말은 누구도 안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여론조사라는 게 국민의 상황 인식에 대해 묻는 것”이라며 “그걸 의미가 없다는 건 국민의 정서, 인식, 평가 등을 다 무시하는 거다. 그 외 방식으로 국민의 상황 인식을 물을 방법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방송인 김어준씨. TBS

 
김씨는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데 어느 대통령이 국민을 위하지 않은 일을 하느냐”며 “이런 식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스스로 정당화하면 누구도 토를 달 수 없게 된다”고도 했다.

이어 “대통령도 실수하기 마련이다. 이게 맞는 것인지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살펴야 한다”며 “그럴 때 여론조사가 참고가 되는 거다. ‘여론조사가 의미 없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고 덧붙였다.

전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T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관해 물은 결과 응답자 중 42.8%가 ‘잘하고 있다’, 51.9%가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로는 ▲여권 내부 갈등(24.5%)이 가장 많았고, ▲고물가 등 경제대책 미흡(21.4%) ▲정책불안(15.6%)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이전 정부에 대한 의혹 제기 및 보복수사 논란(15.4%) ▲조용한 내조를 뒤집은 대통령 부인(김건희 여사)의 행보(13.8%) 등 순으로 꼽혔다.

리얼미터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조사해 이날 결과를 발표했는데,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4.4％, 부정 평가는 50.2％로 나타났다.

직전인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는 2.2%p 줄었고, 부정 평가는 2.5%p 늘었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간 차이는 5.8%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밖으로 나왔다. 해당 업체 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