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가구 600만 시대①] 3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 양육..유기·학대는 여전

변근아 2022. 7. 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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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물 학대 반복되고 지난해에만 유기·유실동물 2만3000여마리 나와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여름휴가...유기동물 증가 가능성도 제기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경기 용인시 유기견 보호소 KDS 레인보우 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의 모습. 2022.07.74. jt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변근아 기자 =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 말처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도 4조원에 육박한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함께 사는 동물'이라는 개념을 넘어서 '인생의 동반자'로 가족처럼 여겨지고 있다.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코로나 블루'를 겪던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례도 늘었다. 때문에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더욱 커진 상태다.

그러나 이처럼 반려동물 인구가 급증하고 시장이 급격하게 늘었음에도 동물 학대와 유기 문제가 끊이지 않는 등 반려동물 문화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지금처럼 반려동물 산업이 성장하는 데 발맞춰 반려동물 문화도 함께 성장하지 않는다면 다시금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반려동물의 상황 및 반려동물 문화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등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①3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 키우는데...유기·학대 여전
②고민없이 들인 아이 그대로 길거리에...입양문화 바꿔야
③성숙한 반려문화, 결국 '동물권' 확대 필수

말 그대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가구는 총 604만 가구다. 이는 2019년(591만 가구)보다 47만 가구가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164만 가구, 서울 131만 가구, 인천 34만 가구 등 수도권에 327만 가구가 몰려 있어 전체 반려 가구의 절반을 차지한다. 경기지역에만 전국의 27.1%에 달하는 반려 가구가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로는 개를 기르는 가구가 80.7%로 가장 많았으며, 고양이도 25.7%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려견 가구에서는 1가구당 평균 1.2마리의 반려견을 기르고 있으며, 반려묘의 경우 1가구당 평균 1.4마리를 기르고 있다.

이를 통해 추산해보면 한국 전체 반려견은 586만 마리, 전체 반려묘는 211만 마리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 지역에 208만 마리의 반려견과 33만 마리의 반려묘가 살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5일 서울 SETEC에서 열린 2021 서울펫쇼에서 반려견들이 반려동물 용품을 구경하고 있다. 2021.09.05. kkssmm99@newsis.com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펫케어 시장도 급격하게 성장했다.

지난 1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성장하는 펫케어 산업 최신 트렌드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 자료에서 우리나라 펫케어 시장 규모가 2020년 17억9200만 달러로, 2016년 이후 5년동안 연평균 8.4%씩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처럼 반려동물 수가 증가하고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데 비해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양육 문화는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반복되는 동물 학대 문제와 적지 않은 유기·유실동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해준다.

경찰청의 '최근 5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기소 송치 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소된 인원은 총 565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225명과 비교하면 2배를 훨씬 웃돌 정도로 늘어났다.

지난 4월 경기 화성시 동탄지역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학대해 죽인 혐의로 20대 남성이 불구속 입건돼 검찰에 송치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주거지와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길고양이 다리를 부러뜨리는 등 학대해서 죽인 혐의를 받는다.

유기동물도 계속 늘고 있다. 동물구조119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해 발표한 '2020 유기동물 통계'를 보면 도내 유기동물 숫자는 코로나19 이전까지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2016년 2만1679마리였던 유기동물 수가 2017년 2만2917마리, 2018년 2만5681마리, 2019년 2만7931마리로 점차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2020년 2만6931마리에서 2021년 2만3832건으로 조금 줄어들기는 했으나 여전히 많은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시점을 기준으로 유기동물 수는 늘어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보면 거리두기가 해제된 시점인 4월 도내 유실·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1788건으로, 직전 달(1523건)에 비해 17.3%가량 늘었으며, 5월에는 2245건으로 4월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했다.

평균적으로 4~5월부터 유기동물 숫자가 늘어나는 점을 볼 때 거리두기 영향이 무조건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오는 7~8월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처음 맞는 여름휴가를 기점으로 유기동물 수가 더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가 유기동물 증가 원인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계속된 유기동물 증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책임있는 자세로 동물을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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