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폭염에 일하다 죽었다.."쉴 수 있게 해달라" 외침

경남CBS 이형탁 기자 2022. 7. 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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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남 창녕의 한 농산물 공판장에서 40대 노동자가 상하차 작업을 하다 폭염에 쓰러져 끝내 숨지자 노동 환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연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선전부장은 "정부에서는 폭염 때는 실외, 실내 작업을 중지하라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회사가 노동자들이 폭염에 쓰러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세워 휴식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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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창녕 노동자 폭염에 무방비 쓰러져 숨져
4일 창원 포크레인 부품 한 공장..현장 40도 육박
폭염특보 내려져도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일해야
금속노조 경남지부 "회사와 정부는 노동자 쉴 권리 보장하라"
4일 오후 폭염 속에서 경남 창원 공장 한 노동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이형탁 기자


최근 경남 창녕의 한 농산물 공판장에서 40대 노동자가 상하차 작업을 하다 폭염에 쓰러져 끝내 숨지자 노동 환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폭염 일정 시간에는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할 권리를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4일 오후에 찾은 경남 창원의 한 포크레인 부품 공장. 폭염 특보가 내려진 속에도 50여 명의 노동자들이 작업으로 분주했다.

한낮 최고기온이 33.3도까지 치솟은 날씨로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대형 조선소와 같은 산업 현장은 일시적으로 실내·실외 작업을 중단하기도 하지만, 이곳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는 그런 만족스런 작업 환경은 허락되지 않는다.

실외에서 땡볕에 달궈진 쇠가 공장 창고로 옮겨지니 이들 노동자는 작업대에서 용접과 그라인딩 작업에 착수했다. 용접 마스크와 작업복을 착용하고 쇠와 쇠를 이어붙이고 깎았다. 작업 목표는 360도 회전 역할을 하는 포크레인 특정 부품이었는데 사람 몸보다 2배 정도 컸다.

그라인딩 하는 한 작업자. 이형탁 기자


작업장의 현장 온도는 40도에 육박해 이들이 챙겨 온 얼음물은 그새 녹았다. 용접복을 껴입고 용접모와 보호 안경을 끼고 있어도 흘러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었다. 공기가 나오는 에어 재킷이 더위를 막아주지만 한계는 있다.

용접공 조모(52)씨는 "더워도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이지만 예전엔 얼음물이나 재킷 같은 것도 없었다"며 "그나마 형편이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시 보호 안경을 벗은 얼굴에는 용접으로 그을린 데다 깊은 피곤함이 스며있었다.

이들에게는 지난 1일 오후 창녕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폭염에 쓰러져 숨졌다는 소식이 멀지 않게 느껴졌다. 일하는 분야는 달라도 생계를 위해 더운 곳에서 일한다는 동질감에서다.

더구나 폭염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돼 경남을 포함해 충북과 경기도에서도 벌써부터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잇따라 보고된 데다 올해 들어 온열질환자는 43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질병관리청의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신고현황 연보를 보면 2020년에는 온연질환자가 1078명, 사망자는 9명이었는데, 올해와 같은 흐름이라면 상황은 1~2년 전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50대 남성 실외 노동자에게서 주로 발생한 것으로 보는데, 노동계는 노동자에게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와 사측이 휴식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강연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선전부장은 "정부에서는 폭염 때는 실외, 실내 작업을 중지하라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회사가 노동자들이 폭염에 쓰러지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세워 휴식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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