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물든 최악의 美 독립기념일..시카고 퍼레이드 총기난사
"최소 6명 사망·24명 부상"
警, 22세 백인남성 용의자 검거
인근 건물옥상서 무차별 난사 추정
바이든 "美 슬픔 안겨준 총기폭력에 충격..
총기 확산과 싸움 포기 안 할 것"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독립기념일 축제분위기에 들떠야 할 미국이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적 총기 난사 때문에 피로 붉게 물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현지시간) 시카고 교외에서 기념 퍼레이드행렬을 겨냥한 20대 백인 남성의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3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미 CNN방송,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미 일리노이주(州)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파크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최소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CNN은 인근 병원 2곳에 모두 31명의 부상자가 실려왔으며 이중 대다수는 총상을 입었다고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현지 경찰은 보고 있다.
시카고 지역 매체는 하이랜드파크에서 오전 10시께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됐고, 10여분 뒤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총성이 울리자 수백명의 행진 참가자가 의자, 유모차, 담요 등을 내팽개치고 대피했다.
목격자인 마일스 자렘스키는 CNN에 자동소총 소리와 비슷한 20∼25발의 총성을 들었다며 “피를 흘리는 사람들을 봤다”고 말했고, 또 다른 목격자는 “처음 총성이 들렸을 때 퍼레이드 참가자들은 불꽃놀이를 시작한 줄 알았다”고 했다.
독립기념일 퍼레이드의 부대 행사인 어린이자전거대회에 참가한 5세 아들과 함께 현장에 있었던 주민 지나 트로이아니는 AP통신에 “사람들이 가족과 떨어지고, 헤어진 가족을 찾는 등 혼돈이 벌어졌다”면서 “유모차를 버리고 아이만 안고 뛰어서 대피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총격이 벌어진 하이랜드파크는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부유한 마을로, 주민 대부분이 백인이다.
경찰은 총격범이 인근 건물 옥상에서 퍼레이드행렬을 향해 총기를 무차별 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옥상에서는 용의자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성능 소총 1정이 발견됐다.
하이랜드파크 경찰은 22세 백인 남성 로버트 E. 크리모를 용의자로 곧장 지목했다. 크리모는 인근 레이크포레스트 지역에서 경찰에 체포, 하이랜드파크 경찰서로 연행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는 물론 노스브룩, 에번스턴, 디어스필드, 글렌코, 글렌뷰 등 시카고 북쪽의 주변 지역도 독립기념일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사건 직후 성명을 내고 총기 폭력과 전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에 또다시 슬픔을 안겨준 무차별적인 총기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사건 해결을 위한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최근 거의 30년 만에 처음으로 생명을 살리는 조치들이 포함된 초당적인 총기 개혁법안에 서명했다”며 “하지만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총기 폭력 확산과 맞서 싸우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총기 규제 법안 서명을 기념해 오는 11일 최근의 총기 피해자 가족을 백악관에 초청할 예정이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 뉴욕주 슈퍼마켓 총격으로 10명이, 텍사스주 초등학교 총격으로 21명이 각각 사망한 이후에 벌어진 것이다. 뉴욕주와 텍사스주 총격범도 모두 18세 남성이다.
미 시민단체 총기폭력아카이브(GVA)는 이날 사건이 올 들어 발생한 308번째 대규모 총격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7월 첫 나흘 동안에만 11건의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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