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는 '격렬비열도'가 지킨다..'서해의 독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

윤희일 선임기자 2022. 7. 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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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관리 항구 만들어 영해·영토 수호 나서기로
‘서해의 독도’로 일컬어지는 격렬비열도. 충청남도 제공

동해에 독도가 있다면, 서해에는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가 있다. 격렬비열도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섬으로 우리 영해·영토 안보에 아주 중요하다. 이 섬이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되면서 항만이 새로 생기게 됐다. 향후 우리 바다와 국토를 지켜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 최서단에 있어 ‘서해의 독도’라고도 불리는 태안 격렬비열도가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최종 지정됐다고 5일 충남도가 밝혔다. 이 섬을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항만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4일 공포됐다. 국가관리 연안항은 화물 및 여객 수송이 주요 목적인 일반 항만과 달리 영해 및 영토 관리와 선박피항 등을 주요 목적으로 건설되는 항만을 말한다.

국가관리 연안항인 격렬비열도항은 격렬비열도를 이루는 3개 섬 가운데 북격렬비도에 건설된다. 북격렬비도에는 해양수산부의 유인 등대와 기상청 서해종합기상관측기지가 이미 설치돼 있지만, 항만은 없다. 이 섬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등대 근무요원 2명이다. 등대 근무요원 등이 섬을 오가는 경우 배를 바위 앞 등에 대고 ‘위험한’ 입출항을 해왔다. 서해종합기상관측기지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여기에 새로운 항만이 생기면 해양경찰의 경비함정이나 국가어업지도선 등 다양한 선발의 입출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게 된다. 충남도는 항만이 조성되면 해양경찰의 경비함정 및 국가어업지도선이 중국선박 등의 불법조업 현장 등에 출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태안 안흥항에서 출동할 때와 비교해 2시간 정도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격렬비열도에 국가관리 연안항이 만들어지면 인근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해양 영토 분쟁을 원천 차단하고, 해경·어업지도선 출동 거리를 단축시킴으로써 중국어선에 의한 불법 조업 등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만이 완성되면 국내 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유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효율적인 영해 관리를 통해 대한민국의 확고한 주권을 수호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격렬비열도는 태안 안흥항 서쪽 약 55㎞에 동·서·북 3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멀리서 보면 섬이 마치 기러기들이 열을 지어 날아가는 것 같다고 해서 격렬비열도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격렬비열도에 비해 위도상으로 더 서쪽에 있는 섬이 있지만, 격렬비열도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데다 서해의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영해·영토 안보에 아주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관리 연안항이 들어서는 격렬비열도의 북격렬비도. 충청남도 제공

앞으로 해양수산부가 격렬비열도 국가관리 연안항 건설을 위한 항만기본계획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충남도는 해수부의 항만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는 2024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2030년 안에 선박 접안이 가능한 부두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해수부 등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충남도는 격렬비열도를 국가관리 연안항으로 지정하기 위해 2017년 연구용역에 나섰으며, 이후 국가관리 연안항 지정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중앙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해 왔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앞으로 격렬비열도 주변 수역에 대한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해양 연구 및 관광 활성화 측면의 활용방안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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