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만두 유럽시장 공략..'슈완스 성공사례' M&A도 검토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J제일제당 유럽 중장기 성장 전략 회의에서 최은석 대표이사(왼쪽 흰색 와이셔츠 입은 사람)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미국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 성공 경험을 토대로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5일 CJ제일제당은 독일에서 '유럽 중장기 성장전략 회의'를 열고 만두와 가공밥, 한식 치킨 등 글로벌 전략제품(GSP, Global Strategic Product)을 앞세워 유럽 식품사업 매출을 2027년까지 5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또 유럽 내 K푸드 시장을 넘어 아시안푸드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만두를 비롯해 롤과 딤섬까지 아우르는 만두류(Wrapped Food) 카테고리 1등에 도전한다.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는 지난 5월 설립한 영국 법인을 활용한다. 또 2018년 인수한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Mainfrost)와 올해 초 준공한 베트남 키즈나 공장 등을 생산거점으로 삼는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유럽을 빼고는 우리의 글로벌 전략이 완성되지 않는다"며 "(유럽 시장 진출이란) 퀀텀점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런던, 파리에 있는 대형 마트에서 비비고 제품을 카트에 담는 소비자들을 보며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다"며 "유럽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글로벌 1등을 향한 강한 열정과 의지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유럽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비비고 만두 등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해까지 4년간 연평균 38%의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매출은 4년만에 4.5배로 성장한 약 6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유럽은 국가별 식문화와 유통 환경이 다르고 가공식품 기술력이 뛰어나 공략이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소득 수준과 타 문화권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영국을 중심으로 레디밀(조리과정 없이 데우기만 하면 되는 식품) 시장이 잘 발달돼있어 기회가 열려있다.

CJ제일제당은 먼저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한식 만두시장의 대형화를 꾀할 예정이다. 유럽인이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건강을 추구하는 채식 인구를 겨냥한 100% 식물성(Plant-based) 비비고 만두 신제품을 3분기에 출시하고, 가공밥, K소스 등 레디밀 시장 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한식 치킨', '가공밥' 등 대중성을 갖춘 글로벌 전략제품(GSP)을 유통채널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또 '김'을 통해 건강스낵(Healthy Snack)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아시안 푸드 사업도 적극 확대한다. 한국식 만두에 비해 인지도가 높은 동남아식 롤(스프링롤, 에그롤 등)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식 만두 노하우와 미국 슈완스(Schwan's company), 베트남 까우제(Cau Tre) 인수로 축적된 역량을 활용해 차별적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밥과 면류의 제품 라인업을 확충해 유럽에서 아시안 푸드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유통망과 인프라를 갖춘 현지 식품업체 인수합병(M&A)도 검토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유럽은 K푸드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아시안 푸드와 K컬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회 요인이 많아졌다"며 "이재현 회장의 한국 식문화 세계화 철학을 바탕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비비고 브랜드로 K푸드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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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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