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 1200년 만에 가장 건조..아조레스 고기압 팽창"

김예슬 기자 2022. 7. 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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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포르투갈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으며 40여 년 만에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가운데 이베리아반도 일부 지역이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베리아반도의 여름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조레스 고기압이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확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논문 저자들은 "아조레스 고기압이 20세기 극적으로 변화했고, 북대서양의 현재 기후는 지난 천 년 동안 전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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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로 21세기 동안 계속 확장..가뭄 증가할 것"
폭염이 서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리우 공원 분수대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스페인과 포르투갈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으며 40여 년 만에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온 가운데 이베리아반도 일부 지역이 1200년 만에 가장 건조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베리아반도의 여름 기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아조레스 고기압이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확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발표된 논문 ‘지난 1200년 동안 전례 없이 팽창한 아조레스 고기압’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아조레스 고기압은 포르투갈 서쪽 대서양의 아조레스 제도 부근을 중심으로 발달한 북대서양 아열대 고기압으로, 여름철에 가장 잘 발달한다. 여름철 지중해 연안은 이 고기압 세력권에 들어가는데, 아조레스 고기압의 영향으로 지중해 연안은 맑은 날씨가 지속되고 기온이 급상승해 건조해지는 등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난다.

논문 저자들은 “아조레스 고기압이 20세기 극적으로 변화했고, 북대서양의 현재 기후는 지난 천 년 동안 전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며 아조레스 고기압이 21세기 동안 계속 확장해 이베리아반도의 가뭄 위험이 증가하고, 작물 생산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 기원전 850년부터 2000년대의 기후를 바탕으로 아조레스 고기압이 가장 크게 확장한 주기를 측정한 표.(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 캡처). © 뉴스1

논문은 1850년부터의 날씨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기원전 850년까지의 기후를 추정해 컴퓨터 모델로 분석했다. 기원전 850년부터 1850년까지는 평균적으로 10년에 한 번씩 아조레스 고기압이 크게 확장했지만, 1850~1980년까지는 7년에 한 번, 1980년 이후로는 4년에 한 번으로 그 주기가 짧아졌다.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아조레스 고기압의 영향으로 이베리아반도의 겨울철 강우량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다.

아조레스 고기압의 변화는 이상기후를 야기하는 요소로 꾸준히 언급돼 왔다. ‘북대서양 진동’이 대표적이다. 북대서양 진동은 아이슬란드의 저기압과 아조레스의 고기압 사이 해면 기압의 차이가 시소처럼 변동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러시아 서북 지역을 포함한 유럽 지역의 겨울 기후에 10년 단위로 일관된 영향을 미친다.

이번 논문은 이 변화가 나타나는 주기가 짧아졌으며, 영향은 더 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낸 셈이다.

이베리아반도에 위치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지난 몇 년 동안 폭염과 가뭄이 빈번하게 찾아와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지난 5월 스페인은 최고기온이 섭씨 40도를 웃돌며 북동쪽 카탈루냐 지방 등 삼림 지대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졌다.

한편 가뭄으로 농산물 타격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올리브 최대 생산국이자, 포도, 오렌지, 토마토 등 농산물의 주요 공급지다.

그러나 스페인의 강우량은 1950년 이후 매년 5~10mm씩 감소하고 있고, 21세기 말까지 겨울 강우량은 10~20% 더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논문은 이베리아반도 전역의 포도 재배 지역은 2050년까지 25~9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리브 생산량은 2100년까지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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