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재개발이 1순위.. 국토부 공직경험 살려 변화로 보답하겠다"
■ 민선8기 서울 구청장에게 듣는다 - 박일하 동작구청장
노량진 민자역사 등 숙원 사업
서울시와 협의 투자 여건 조성
임신·출산 비용 전액 지원하고
장애인 전용 종합복지관도 건립
1개월~2년 기간별로 공약 실현
‘박일하’ 이름이 브랜드 되도록
‘일하는’ 구청장으로 남고 싶어
“‘일하는 동작’의 ‘일하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
‘박일하’ 이름 석 자가 곧 저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
어떤 구청장으로 불리고 싶냐는 질문에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이 웃으며 내놓은 답변이다.
이름 자체가 ‘일하는’ 사람이라는 게 그가 덧붙인 설명이다.
지난 36년간 국토, 교통 개발 정책을 지휘한 행정전문가인 박 구청장은
변화를 갈망한 동작구민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 6·1 지방선거에서
53.53%의 표를 획득해 당선됐다. 국민의힘 소속인 박 구청장은
“과거에는 정치적인 색깔이 짙은 사람에게 묻지마 투표를 던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동작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면 한번 바꿔 보겠다는
주민이 많아졌다”며 “혁신이 간절했던 구민들이 국토교통부에서
기획부터 설계, 공사, 운영, 재원 조달까지 두루 추진했던 제 ‘경험의 가치’를
알아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1985년 철도청 공무원으로
관가에 입문해 국토부 기획조정실 투자심사담당관, 철도국 철도정책과장,
경기도청 건설국장, 원주지방국토관리청 청장을 맡다 지난 1월 퇴임했다.
동작구에는 노량진 민자역사 신설, 신안산선 대림삼거리역 출입구 신설, 흑석역 9호선 급행열차 정차 등 10년 이상 해결하지 못한 숙원사업이 산적해 있다. 여의도와 강남이 인접하고 1·2·4·7·9호선이 지나는 사통팔달의 요지인데도 주거지로서의 가치가 강남과 서초에 비해 저평가된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주차난을 호소하고, 산과 구릉지가 많아 도로가 대체로 좁고 반듯함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도 받는다.
박 구청장은 바로 이 지점을 짚으며 동작구민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박 구청장은 “민자역사 사업을 총괄하는 국토부 철도정책과장을 지냈을 당시 노량진 민자역사 수분양자인 여성 한 분이 서럽게 울며 찾아왔는데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민자역사는 답보 상태”라면서 “여러 숙원사업과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사당1동의 빌라촌 등을 직접 겪고 보면서 ‘내가 가면 나의 강점들을 발휘해 지역을 바꿀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며 선출직인 구청장직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서글서글한 인상 이면에 있는 날카로운 통찰력과 강한 추진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박 구청장이 꼽은 1순위 지역 현안은 역시나 재개발·재건축이다. 박 구청장은 “모든 문제에는 매듭이 있고 그것은 잘 아는 사람만이 풀 수 있다. 3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숙원사업을 빠르게 해결할 생각”이라며 “구청이 주도하는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으로 전반적인 생활 인프라를 확충해 삶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량진 민자역사 신설에 대해서도 그는 “역사에 주거 기능을 넣으면 수지가 맞아 대기하고 있는 민간자본이 들어올 수 있다”며 “서울시 등과 협의해 민간자본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 당시 그는 임신·출산 관련 모든 비용을 구가 전액 지원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임신과 출산을 하면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비용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해 소요 비용 전액을 지원할 것”이라며 “9월까지 임신·출산 여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구체적인 범위와 지원금 등 예산 규모를 확정, 빠르게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육 전반에 대한 고민도 함께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포퓰리즘 프레임을 씌우기도 하지만 동작구는 상업지역보다는 주거지의 비중이 높은 도시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곳보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출근하실 수 있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돼야 한다”며 “영아, 유아, 초등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특화된 보육정책으로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도 그는 △고등학교 신설 △공부방·어린이 실내놀이터 확충 △주민체육센터 확충 △시니어행복지원센터 설립 △장애인 전용 종합복지관 건립 등을 공약했다.
모든 공약은 1개월, 100일, 6개월, 1년, 2년 등으로 각각 실현 기간을 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동작구가 변화하는 과정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상세히 알리겠다는 취지다. 박 구청장은 구청을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기능 중심의 조직 진단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찾아내 조직의 시너지를 확대하겠다는 의도다. 각계와의 정무적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구청 내 정무특보도 둔다.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이제 막 시작한 박 구청장은 “오랜 공직생활을 마치고 정치에는 늦게 입문했지만 자신 있다”면서 “동작구에 무엇이 필요한지 그간의 경험이 답을 줬기 때문”이라며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동작의 변화로 보답하겠다”며 짧지만 강하게 포부를 드러냈다.
구청이 직접 출자·보증하는 ‘공공참여형 재개발’… 2~3년 내 사업 마무리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
地主수익보장·세입자 부담 경감
개발이익은 생활인프라 재투자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은 박일하 서울 동작구청장이 펼칠 4년간의 구정을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다.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은 동작구가 출자하는 전담 지원법인을 설립해 구청이 보증하는 공공참여형 재개발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구청이 지분출자 등의 방법으로 사업에 직접 뛰어들어 민간과 협업, 동작구의 미래 비전에 걸맞게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다. 박 구청장은 이 같은 방법이면 개발 사업이 2∼3년 안에 마무리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그간 개발사업은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 통상 13년 정도 걸렸지만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관리처분 방식이 아닌 토지 매입 방식을 적용해 지구 지정부터 착공까지 3년 이내로 기간을 단축하는 획기적 개발방법인 ‘공공건설주택 촉진법’을 발표했다”며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 위해 구청장이 직접 주도하는 ‘박일하형 재건축·재개발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의 특장점은 구청이 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사업 자체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사업에 따라 규모가 다르겠지만 구청이 직접 출자를 하기 때문에 토지주의 개발 부담도 줄어든다. 토지주에 대한 수익 보장은 사업의 원동력이다. 개발 비용 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월세·영세상인 등 세입자 지원 방안도 놓칠 수 없는 핵심축이다.
동작구가 출자한 후 얻은 개발 이익은 기금으로 조성해 경로당, 체육시설, 공영 주차장 등 생활 인프라 확충을 위해 재투자할 계획이다. 동작구의 경우 공공체육시설은 전체 25개 자치구 가운데 13위, 노인여가복지시설은 13위, 공공도서관은 15위, 공영 주차장은 19위로 높지 않은 실정이다. 박 구청장은 “개발 이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정하게 집행해 구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동작구의 장기 도로망 가이드라인을 확립해 교통 체계도 정비한다. 박 구청장은 “현충원 산 밑으로 터널을 만들어 강남으로 바로 통하는 도로를 신설할 것”이라며 “사당로, 서달로, 흑석로 차선을 확장해 극심한 교통 혼잡과 병목현상으로 갑갑하셨을 구민들의 마음도 확실히 뚫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은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의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게 최우선순위다”라며 “토지주에게는 수익률을, 세입자에게는 보호 방안을, 일반 구민에게는 개발 이익이 어떤 곳에 쓰이는지를 보여줘 신뢰를 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박일하형 재개발·재건축’ 대상 지구를 찾고 있다. 박 구청장은 “민간 개발에 공공이 참여한 모델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만큼 올해 안에 주민동의율 100%에 준하는 지구를 찾아 사업을 시작해 구체적인 모델을 구현할 것”이라며 “2년 안에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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