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94억달러 감소..금융위기 후 최대치
외환당국이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개입에 나서면서 외환보유액이 한 달 동안 94억달러 급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382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4477억1000만달러)보다 9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시기인 2008년 11월(-117억5000만달러) 이후 1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한은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과 금융기관의 예수금 감소와 더불어 외환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 등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넘어서자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물량이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보유하던 달러를 내다 팔았다는 뜻이다. 이 시기에 당국이 매도한 달러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올 1분기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장에서 실시한 외환 순거래액은 83억1100만 달러로 약 10조원을 넘겼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분기별로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3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개입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월 말 이후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한 달 전보다 62억3000만달러 줄어 4000억달러선에서 내려오며 3952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예치금은 192억3000만달러로, 26억4000만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44억2000만달러)와 특별인출권인 ‘SDR’(145억7000만달러)는 각각 6000만달러, 5억1000만달러 줄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5월 말 기준 세계 9위다. 중국이 3조1278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297억달러)과 스위스(1조41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러시아는 56억 줄어든 5874억달러를 보유해 세계 5위를 유지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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