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상반기 투자보니..'변수있지만 계획대로'
기업공개·차입 등으로 투자 재원 마련
올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주요 투자 현황은 '변수는 있었지만, 계획대로 집행되고 있다'로 요약된다.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잡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인상 등 경제환경 악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 상반기 배터리 회사들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 어떤 곳에 투자했는지 정리해봤다.
LG엔솔, 공격적인 투자 '속도 조절'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GM과 설립한 합작사(Ultium Cells)에 1조197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출자는 2019년 이 합작사 설립 당시 초기 투자 1조443억원, 작년 4월 두 번째 투자 1조642억원에 이은 '3차 투자'다. 이 합작사는 2024년까지 총 80GWh급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2곳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3월엔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합작사(NextStar Energy)에 1조7881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합작사뿐만이 아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한국 오창 공장 증설에 73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기존보다 크기를 키운 지름 46㎜, 높이 80㎜의 원통형 배터리 등의 설비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던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은 1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에 따라 투자비가 급등하면서다. 지난 3월 LG에너지솔루션은 또 다른 미국법인(ES America)에 6620억원을 출자하고, 애리조나주에 공장부지도 매입했지만 추가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재원을 올해 초 진행된 기업공개(IPO)를 통해 마련했다. 확보한 공모자금은 10조원 가량이다. 가장 여유가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 재검토에 나서면서 향후 추가 투자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도 관심이다.
현재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1.84%를 보유 중인데, 이번 달부터 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된다. LG화학 측은 IPO 준비때부터 "향후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투자 재검토 시기에도 이 약속을 지킬지가 관심이다.
차입으로 투자금 마련하는 SK온·삼성SDI
SK온은 지난달 미국법인(SK Battery America)의 유상증자에 1조9496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포드와 설립하는 합작사에 5조117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작년 9월 투자 계획의 '1차 출자'를 실행한 것이다.
최근 SK온은 미국과 유럽에 품질인증센터 격인 G-VC(Global Validation Center) 구축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달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과 헝가리법인(S KOn Hungary)에 각각 379억원, 105억원을 출자했다.
IPO 계획이 보류된 SK온은 차입금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온은 지난 3월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단기차입금의 한도를 2조2200억원으로 설정했다. 최대 2조2200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SK온은 지난 1분기에 8353억원 가량을 빌린 것으로 집계된다. SK온의 단기차입금이 작년 12월 4990억원에서 올해 3월 1조3343억원으로 늘어난 것에서 추산해본 결과다.
아울러 SK온은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 추진 중이다. IPO가 2025년 이후로 늦춰지면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선 프리 IPO를 통해 수조원대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3월 헝가리법인(삼성SDI Hungary)에 약 1조원을 투자했다. 지난 5월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에 1조6313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삼성SDI의 헝가리법인은 지난 3월 금융기관으로부터 7520억원을 차입해 투자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SDI는 지난 3월 헝가리법인 유상증자에 2707억원을 투자하며, 직접 투자자금도 댔다. 헝가리법인이 차입금과 증자대금 등으로 1조원의 투자재원을 마련한 것이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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