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IO] '여성임원' 구색 맞췄지만.. 유리천장 제약바이오

지용준 기자 2022. 7. 5.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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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2년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8월 본격 도입된다. 전년도 별도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이사회 구성(등기임원)에 있어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면 안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이 2년여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8월 본격 도입된다. 전년도 별도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기업은 이사회 구성(등기임원)에 있어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면 안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사회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제는 여성 이사를 뽑아야 한다는 게 개정 자본시장법의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제도 시행에 앞서 여성 사외이사를 잇따라 선임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만 집중해 제도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적용 대상 6곳, 에스디바이오센서만 남았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 등 6곳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처음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교수(병리과 과장)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셀트리온 설립 이후 첫 여성 사외이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품질관리실 파트너를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유한양행 ▲SK바이오사이언스 등 6곳이다. 고영혜 제주한라병원 교수(왼쪽부터)와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최원경 성현회계법인 품질관리실 파트너./사진=각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3월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같은 해 유한양행과 SK바이오사이언스도 각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일찍이 준비를 끝냈다. 유한양행에서는 신영재 법무법인 린 파트너변호사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조미진 퓨쳐 캡티바 리더십그룹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다만 에스디바이오센서만이 여성 이사를 선임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 문화에서 고위직 여성 비율은 높지 않았다. 회계법인 딜로이트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기업 이사회에 등록된 여성 비율은 4.2%에 그친다. 이는 조사 대상 72개국 중 뒤에서 네 번째다. 이 같은 불균형은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드러나는데 오너 일가가 아니고서야 사실상 높은 직책을 수행하는 여성 이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비등기 임원 넓혀도 여성 비율은 15%… 여전한 성비 불균형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에서 비등기 임원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제약바이오 기업의 여성 비율은 어떨까. 매출 상위 20개사의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임원 623명 가운데 여성은 92명(15%)이었다. 비등기 임원까지 넓혀봐도 성비 불균형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기업마다 임원 성비의 편차는 컸다. 여성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독(38%)이었다. 한독은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두 번째로 여성 대표이사를 선임할 만큼 다른 기업에 비해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한미약품(27%) 보령(20%)의 여성 임원 비율은 20%대를 기록했다.

반면 여성 임원 비율이 10%를 넘지 못하는 곳도 있었다. 제일약품은 5%로 가장 낮았고 동국제약(6%) 광동제약(8%) 동아에스티(8%) 대웅제약(9%)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 상위 20개사의 지난 1분기 기준 전체 임원 623명 가운데 여성은 92명(15%)이었다. 비등기 임원까지 넓혀봐도 성비 불균형은 여전하다는 의미다./그래픽=강지호 기자


"여성 사내이사 나올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매출 상위 20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여성 사내이사가 선임된 곳은 한미약품, 보령, GC녹십자 등 세 곳이다. 이마저도 오너 일가가 사내이사로 등재된 한미약품과 보령을 제외하면 여성 사내이사가 활동하는 기업은 GC녹십자가 유일하다.

업계는 이 같은 성비 불균형이 기업 내 여성 임직원 수가 적다는 데서 비롯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말해 내부에서 여성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사내이사가 마땅치 않은 판에 자본시장법 시행에 맞춰 외부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유통 업계에선 여성 CEO(최고경영자)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어 대조된다. 2019년부터 한국코카콜라를 최수정 대표가 이끌고 있고 푸마코리아는 지난 4월 이나영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김슬아 대표의 마켓컬리는 현재 시장가치가 4조원 규모에 이른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5월 김기원 대표를 선임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기존 인력 구조에서 벗어나 여성 사내이사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도진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내이사는 기업 안에서 임원들끼리 경쟁을 펼쳐서 도달할 수 있는 마지막 지위"라며 "기업마다 사내이사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성별 경쟁이 아닌 능력을 평가해 선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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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준 기자 jyj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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