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북한 자본주의 꽃, 마약

손봉석 기자 2022. 7. 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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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오는 5일 오후 10시 KBS1에서 방송이 될 ‘시사기획 창’은 ‘충성의 외화벌이’로 시작된 북한 마약이 국제화, 체계화된 조직범죄로 성장한 과정을 파헤친다. 또, 한국과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현재 진행형의 북한 마약 흑역사도 고발한다.

2022년 4월, 탈북민 출신의 30대 여성이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 인천행 여객기 안에서 한국 인터폴에 의해 강제 송환된다.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져 중국과 베트남, 태국 등에서 3년간 도피생활을 해 온 그녀에게는 동남아시아 마약 밀매 조직의 ‘총공급책’이라는 거창한 명칭이 붙여져 있었다. 2011년 탈북, 한국에 온 그녀가 어떻게 그렇게 짧은 기간에 국제 범죄 조직의 거물이 될 수 있었던 걸까?

1980년대 북한 협동농장의 ‘백도라지 사업’. 그 사업의 정체가 당시 협동농장에서 일했던 탈북민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밝혀진다. 북한의 국경 지역 협동농장 주민들은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를 ‘백도라지’라는 이름으로 재배해, 외화, 즉 달러벌이에 나섰고,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아편 중독에 빠지게 됐다. 또 2016년 한국에 온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의원의 증언을 통해 당시 아편 수출을 통한 달러벌이가 김일성-김정일 후계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이른바 ‘충성의 외화벌이’였음이 처음으로 확인된다.

북한 검사 출신 탈북민의 증언과 북한의 ‘마약관리법’ 분석을 통해,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마약 중독 위험은 외면한 채 외화벌이만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알아본다.

1970년대 이후 북한 마약 밀매에 대해 서방 세계는 물론 러시아와 중국 같은 북한의 전통적 우방들도 의혹과 깊은 우려를 표명해왔다. 2003년 호주 해안에서 발생한 북한 화물선 봉수호 나포 사건, 그리고 바로 그 봉수호가 2006년 호주 공군기에 의해 격침된 사건 등은 북한 당국으로 하여금 변화를 필요로 하게끔 만들었다.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브 교수는 북한이 이러한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북한 당국이 주도했던 마약 사업이 이제는 북한 민간인들의 손으로 넘어가 통제 불능의 ‘조직범죄’로 심화되면서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진단한다.

미국 국무부 보고서는 북한의 마약 조직이 북한 내 지방 권력자들과 손을 잡고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영국의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는 이제 북한의 마약이 중국은 물론 한국의 범죄조직 등과 손을 잡고 이른바 마피아 국가(MAFIA State)를 이루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가 주도 사업으로 시작된 사회주의 국가 북한의 마약은 이제 자본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국제범죄조직의 끔찍한 모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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