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복 입은 페더러 "이곳이 그리웠습니다"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행사
역대 챔프와 함께 ‘초대손님’
테니스 황제 등장에 박수갈채
“내년엔 여기서 다시 뛸 수 있길”
“이곳이 그리웠습니다.”
무릎 부상으로 1년째 코트에 서지 못하고 있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가 윔블던 무대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욕심을 밝혔다.
페더러는 4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센터코트 100주년 기념행사에 윔블던 챔피언들과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선수라면 윔블던 전통에 따라 흰 유니폼을 입어야 했지만, 게스트로 초대받은 페더러는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고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페더러는 “이 코트에서 여러 승리와 패배를 맛봤으며, 다른 모든 챔피언들과 이 자리에 함께해 기쁘다. 이 코트에서 많은 경기를 뛸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내년에는 이곳에서 다시 뛸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로드 레이버, 비욘 보그, 존 매켄로, 스테판 에드버그, 노바크 조코비치, 앤디 머리, 빌리 진 킹, 크리스 에버트, 비너스 윌리엄스 등 윔블던에서 우승한 남녀 테니스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페더러가 등장할 때는 가장 큰 박수가 나왔다.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20차례 우승(공동 2위)한 페더러는 그중 윔블던에서만 무려 8차례 정상에 올라 이 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테니스 황제’라 불렸던 그지만 세월을 이겨내긴 어렵다. 최근에는 잦은 부상 등으로 하향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7월 윔블던 8강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에게 패한 뒤 무릎 부상으로 1년째 재활 중이다.
한편 남자 단식 8강에서는 대회 4연패를 노리는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와 야니크 시너(13위·이탈리아)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조코비치는 16강전에서 팀 판라이트호번(104위·네덜란드)을 3-1(6-2 4-6 6-1 6-2)로 물리쳤다. 2001년생 시너는 2003년생 카를로스 알카라스(7위·스페인)와의 대결에서 3-1(6-1 6-4 6-7<8-10> 6-3)로 승리해 조코비치를 상대로 첫 메이저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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