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내전, 결국 '소송전'으로 번지나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을 둘러싼 골프계 내전은 결국 법정소송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DP월드투어(유럽프로골프투어) 사무국은 지난주 LIV 골프 시리즈에 출전하는 선수 16명으로부터 위협적인 내용의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 등은 DP월드투어가 LIV골프 시리즈에 출전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들에게 내린 10만파운드(약 1억5700만원) 제재금과 오는 7일 개막하는 스코티시 오픈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한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가르시아, 폴터 등이 요구한 시한은 스코티시 오픈 출전 엔트리가 확정되는 지난주 금요일까지였다. 하지만 DP월드투어 사무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키스 펠리 DP월드투어 회장은 “LIV 골프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내린 조치는 공정하고, 적절했다”며 단호한 의지를 고수했다.
펠리 회장은 그들로부터 받은 서한의 ‘위협적인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오랫동안 유럽투어에 충성을 다하고, 기여해왔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펠리 회장은 “소송을 걸겠다며 압박한 선수 중 한 명은 지난 5년간 유럽투어가 개최한 롤렉스 시리즈에 5번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다른 한 명은 4번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그들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스코티시 오픈, 프랑스 오픈, 이탈리아 오픈 등 유럽투어가 개최하는 8개 주요 이벤트를 지칭하는 롤렉스 시리즈에 최근 5년간 5번밖에 출전하지 않은 선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 4번만 나온 선수는 LIV 골프 1차대회 우승자 샬 슈워츨(남아공)이다.
서한을 보낸 선수 16명 중 일부는 스코틀랜드 법원에 DP월드투어의 출전금지조치를 무효화하는 긴급판결을 내려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레그 노먼(호주)이 이끄는 LIV 골프 측은 지난 5월 선수들에게 제재금이 내려질 경우 기꺼이 대신 지불할 것이며 그들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DP월드투어와 맞설 소송을 지원하겠다고 밝혀왔다.
유럽투어 펠리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LIV 골프와 계약한 선수들은 자신들이 징계를 받으리란 사실을 감수하고 있었다. 30여년 동안 이어온 우리의 규정에 따라 그들에게 징계를 내리는 것은 대다수 회원들을 보호하는 길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아차 출국 대기 줄만 300m…운 나쁘면 3일 넘게 기다려야 승선[현장+]
- 음주운전 걸리자 “무직” 거짓말한 유정복 인천시장 최측근…감봉 3개월 처분
- [전문] “정찬우, 김호중과 스크린 골프 쳤지만 술자리 안갔다”
- ‘채 상병 특검법 찬성’ 김웅 “나를 징계하라”
-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몰래 복귀 들통나자···경찰청, 인사발령 뒷수습
- 윤 대통령, 이종섭과 ‘채 상병 사건’ 이첩 당일 3차례 통화
- 윤 대통령 ‘거부권 무력화’ 고비 넘겼지만···‘유예된 위기’
- 미국의 ‘밈 배우’ 전락한 니콜라스 케이지…그 좌절감을 승화하다
- 숨진 훈련병, 규정에 없는 ‘완전군장 달리기·팔굽혀펴기’ 했다
- 중국 누리꾼, ‘푸바오, 외부인 노출’ 의혹···판다 센터 “사실무근” 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