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적' 이원종, 하회탈 쓴 강도 되기까지 (인터뷰)

우다빈 2022. 7. 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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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인시대'·'신라의 달밤' 등 야성적 이미지로 사랑 받은 배우 이원종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관련 인터뷰
4일 이원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제공

국내 시청자들에게 '구마적'으로 너무나 익숙한 배우 이원종이 빨간 수트와 하회탈을 쓰고 돌아왔다. 특유의 진한 연기로 부성애를 한껏 표현했고 원작과는 다른 강점을 이끌어냈다.

4일 이원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종영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했다. 드라마 '손 the guest' '보이스' 등 장르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21년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했다. '종이의 집' 스틸컷

이원종은 극중 덴버(김지훈)의 아버지이자 땅굴 전문 강도 모스크바를 맡았다. 이원종에 따르면 모스크바는 한 몸 희생해서 아들이 자신과 같은 인생을 살지 않길 바라는 부정이 가득한 인물이다. 캐릭터의 부성애를 더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원종은 가면을 썼을 때 더 과격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공개 후 3일 만에 3,374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 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멕시코 태국 이집트 등 총 51개 나라에서 TOP10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원종은 리메이크작 역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러 나라에서 자국 콘텐츠로 리메이크를 시도했으나 우리나라 기획안만 유일하게 통과했기 때문에 이원종에겐 자신감이 있었다.

유지태 박해수 김윤진 전종서 등 다양한 색채의 배우들이 각자만의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이원종 역시 원작의 모스크바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수염을 길렀다. "제가 스페인 배우보다는 물리적으로 나이가 많아요. 그래도 화면에는 조금 젊게 나온 듯 해요. 원작에서 모스크바가 덴버와 엄마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좋았어요.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게 모스크바 같더라고요. 한국판에서는 부성애를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실제로 아버지인 만큼 모스크바에 공감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원종은 딸이 둘이라면서 "속 터진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4일 이원종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관련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 1997년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데뷔한 후 다수의 작품으로 대중을 만난 이원종에게도 원작의 부담감은 컸다. 원작 22부작의 이야기를 12부작으로 완결 내야 했고 이는 작가와 감독에게는 압박감, 또 배우들에게는 부담이 됐다. 여기에 한국적 정서까지 담아야 했기 때문에 이원종은 스페인의 부자(父子) 관계와는 분명히 다른 감정적 차이를 뒀다.

"주연으로써 흥행에 대한 부담은 늘 있어요. 박근형 선생님, 이순재 선생님, 신구 선생님도 흥행에 대한 부담감을 평생 지울 수 없을 거예요. 현장에서 제가 가장 연장자였기에 배우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줘야 했습니다. 호불호 반응은 리메이크작의 한계점이에요. 저는 각자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승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부자로 호흡한 김지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이원종은 김지훈의 이미지를 오해했다는 비하인드를 털어놓았다. 첫인상을 보고 배우보다 탤런트의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란다. 이후 시간을 갖고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김지훈의 성실함, 또 연기에 대한 진정성을 알 수 있었다.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21년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을 원작으로 했다. '종이의 집' 스틸컷

마흔 둘의 김지훈이 이원종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 두 사람은 다른 배우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원종은 김지훈과 친해진 과정을 두고 "김지훈이 술을 못 먹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김지훈은 첫인상의 오해를 한 달 만에 불식시켰다.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다. '종이의집' 파트1이 오픈됐을 때 '이 작품으로 너의 이미지가 달라질 테니 차기작을 천천히 골라라'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 박해수와의 남다른 인연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원종의 첫 프로듀서 데뷔작인 '맨 프럼 어스'의 주연이었던 것이다. 연극 등을 통해 탄탄하게 연기력을 쌓았고 덕분에 지금의 베를린이 탄생했다. "최근 박해수와 맥주를 한 잔 하면서 대학로 생활을 잊지 말라고 조언했어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가장 연기적으로 기대되는 후배에요. 곧 우리나라 대표 배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은 이원종은 김홍선 감독과 '역모: 반란의 시대'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인터뷰 말미 이원종은 '종이의 집' 파트2에 대한 기대감을 당부했다. 현재 '종이의 집' 파트2가 촬영을 다 마치고 편집 단계에 들어간 만큼 그의 당부가 많은 팬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원작과는 다른 매력의 모스크바가 파트2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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