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뺨 때린 카이스트 교수, 한 번이 아니었다
[앵커]
카이스트의 한 교수가 자신이 지도하는 대학원생의 뺨을 때렸다는 글이 SNS에 게시되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확인된 피해자만 현재까지 두 명인데요.
서로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폭행을 당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폭행 사실을 지연 보고했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이게 카이스트가 추구하는 연구환경인가요? 대학원생인권위원회는 뭐하러 만드셨나요?"
한 SNS 익명 페이지에 올라온 글입니다.
카이스트 교수가 대학원생들의 뺨을 때렸는데, 학교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꾸짖는 내용입니다.
[해당 학과 학생 : 술자리에서 교수님이 조금 술을 드시고 그냥 그렇게 학생들 뺨을 때렸다 이 정도로만 들었어요.]
해당 과는 이미 지난달 초 피해 사실을 확인했지만 월말이 다 돼서야 교수를 변경하고 학교 인권윤리센터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내부 조사를 한다며 한 달 가까운 시간을 구체적인 조치 없이 보낸 겁니다.
학교 측도 신고 묵살이나 지연 보고 의혹 등에 답하지 않으면서 의문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수의 폭행이 단발성이 아니었다는 사실까지 새로 확인됐습니다.
YTN 취재 결과, 폭행 사건은 지난 5월에 있었던 거로 드러났습니다.
5월 중순과 말, 각각 다른 대학원생이 해당 교수에게 폭행을 당한 겁니다.
카이스트 대학원 학생회는 지금은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교수의 잇따른 폭행 사건을 학교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고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전국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 2명꼴로 교수로부터 인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이공계 대학원생은 폐쇄적인 공간에서 교수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에 인권침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윤희상 / 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고려대분회장 : (이공계 대학원은) 각자가 다 랩실(연구실)이 있기 때문에 되게 폐쇄적인 환경에서 지낼 수밖에 없거든요. 공론화를 했을 때 피해 학생들이 겪을 2차 가해 같은 문제들도 훨씬 크다고 전 생각해요.]
카이스트 측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지만 인권센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무관용 원칙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jin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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