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차질 지속될 경우 국내 물가 오름세 부추길 위험"
자동차·건설분야 생산 차질 심화
산업계, 매출 늘어도 이익은 미미
전 세계 공급 차질 위험이 지속될 경우 국내 물가오름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 공급 차질 영향으로 자동차, 건설 등 일부 산업의 생산이 영향을 받고, 대부분 산업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4일 발표한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특징과 국내 산업 영향’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지난해 말 이후 다소 완화되었으나 올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봉쇄조치 등으로 생산활동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공급 차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산업 전반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자동차 등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공급망이 매우 복잡하게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는 데다, 생산 과정에 많은 중간재가 투입되기 때문에 공급 차질에 특히 취약한 산업이다.
한국 역시 이 같은 특징이 그대로 나타났다. 우선 자동차, 건설, 기계장비 등 일부 산업에서 부품·자재의 수급이 차질을 빚었다.
보고서는 “그러나 여타 산업의 경우 생산에 대한 영향이 비교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실제로 산업별 가동률을 보면 4월 기준으로 자동차, 기계업 등 일부 부문을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가동률이 코로나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비용 측면에서는 대부분 산업에서 채산성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에너지, 철강, 목재, 화학 등 최근 공급 차질이 심화된 부문의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화학, 건설, 기계 등 주요 산업에서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거나 소폭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생산자물가 통계에서 공산품으로 분류된 품목 가운데 가격 상승률이 5% 이상인 품목의 비중이 올해 들어 50%를 넘었고, 10% 이상 오른 품목도 약 40%에 이른다.
전 세계적인 공급 차질의 영향이 확대될 경우 물가오름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김선진 한은 조사국 과장은 “최근 들어 중국 내 봉쇄조치가 해제되고 공장들이 재가동하면서 공급망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 글로벌 식량수급 불안 가능성 등이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물가오름세가 심화되고 생산에 대한 영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글로벌 공급망 상황과 국내 산업의 취약성을 면밀히 점검해 예상치 못한 충격에 사전 대비하는 한편 향후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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