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찾은 참전용사에 택시 양보한 대학생

지범준씨, 택시비도 결제해
보훈처장, SNS에 선행 소개

“대한민국이 고맙고 대한인이 고맙고 내가 대한인인 것이 눈물나게 고마웠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6·25전쟁 참전용사로 미국에서 살다가 최근 고국을 찾았던 정재화(93)씨로부터 받았다는 메시지다.

4일 박 처장의 페이스북에 따르면 6·25전쟁 참전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오렌지카운티에 살던 정씨는 최근 보훈처의 참전용사 방한 프로그램 차원에서 고향땅을 밟았다. 정씨는 청와대 관광과 보훈처의 환영만찬 일정, 6·25전쟁 72주년 행사 등을 마친 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서 옛 전우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뒤 숙소로 돌아갈 참이었다.

하지만 평일인데도 택시 잡기가 힘들었다. 정씨 일행은 20여분 택시를 잡지 못해 곁에 있던 청년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청년은 싫은 기색 없이 택시앱을 깔아준 뒤 30여분간을 함께 기다려줬다. 정씨는 청년에게 너무 미안해서 ‘6·25 참전 유공자인데, 보훈처 초청으로 이번에 고국에 왔다’고 말했다.그러자 그 청년은 “나라를 위해 싸워주셔서 고맙다”며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다주고, 본인이 부른 택시까지 양보했다. 정씨는 너무 고마워 그 청년 이름(지범준, 고려대 생명공학과 4학년)을 물었고, 하차 시 지씨가 택시비까지 결제했다는 것을 알고 박 처장에게 이 같은 사연을 보낸 것이다.

박 처장은 ‘분에 넘치는 친절과 대우에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는 정씨 카카오톡에 ‘멋진 고대생에게 감사의 박수를!’이라고 제목을 달아 감사를 표시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