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성 안 멎었지만..'우크라이나 재건' 논의 시작하는 국제사회
40여개국 고위 인사 등 참석
5000억유로 복구 자금 숙제
러시아의 침공으로 초토화된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복구를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4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에서 개최된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서유럽 부흥을 위해 주도한 원조 프로그램에 비견되는 ‘제2의 마셜플랜’의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스위스 루가노에서 4~5일 이틀간 열리는 ‘우크라이나 재건회의’에는 세계 40여개국의 정상·고위급 인사들과 14개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다.
우크라이나 재건과 복구를 논의하는 최초의 고위급 국제 회동인 이번 회의의 원래 명칭은 2017년부터 4차례 개최된 ‘우크라이나 개혁회의’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당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우크라이나 재건과 복구 문제를 논의하는 성격으로 개편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인프라·안보·기후 투자·디지털 경제·에너지원 다각화 관련 요청사항을 담은 약 2000쪽 분량의 재건계획을 마련해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 초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5월 보고서에서 러시아 침공 이후 직간접적 피해액이 5640억~60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재건회의는 1948년 미국의 유럽 재건 계획인 마셜플랜을 본보기로 삼고 있다. EU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재건 논의를 본격 시작하는 것은 전후 복구작업이 지연되면 체제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를 후보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한 EU가 5000억유로 상당의 재건자금 중 상당 부분을 부담할 것이라고 EU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영국도 에너지 관련 인프라 복구, 지뢰 제거,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한 지원 패키지를 공개할 방침이다. 특히 리즈 트러스 외교장관은 영국 내 러시아인들의 동결 자산을 몰수해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에게 나눠주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이날 보도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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