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충격..중소 해운선사 '위기'
[KBS 부산] [앵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해운업계도 마찬가집니다.
중소 선사들은 기준금리가 잇따라 오르며 늘어난 비용에 힘겨워하고 있는데요.
선박을 대량으로 발주한 선사들은 과거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감까지 느낀다고 말합니다.
보도에 이이슬 기자입니다.
[리포트]
석유화학 운반선을 운영하는 부산의 한 중소선사.
노후 선박을 대체하기 위해 선박 7척을 잇따라 발주했습니다.
발주 비용 대부분을 대출로 충당하는데, 최근 기준금리 급상승에다 추가 인상까지 전망돼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기름값 인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는데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 겁니다.
[김준형/거영해운 이사 : "각 업체가 아마도 유동성 자금 확보라든지, 현금 흐름에서 악화가 될 겁니다. 단시간에 그리될 겁니다. 그러면 얼마만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
세계적인 공급망 충격에도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해운시장은 호황이지만, 중소 선사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대형 해운기업보다 부채 비율이 높고 외화 대출이 많은 데다, 대부분 변동금리를 이용해 시장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기준금리가 1% 추가로 상승하면, 국내 120여 개 해운기업의 이자 비용만 5천5백억 원이 늘고, 1.5%까지 상승할 경우에는 8천2백억 원 증가해 이자 상승분만 60%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경제 위기에 취약한 중소 해운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금융이 선박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도입 요구가 나옵니다.
[박성화/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금융연구실장 : "금융위기 때 경험했던 것처럼 수익을 엄청나게 냈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실적이 굉장히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대형 선사들보다는 중소 선사들이 그 피해가 클 것이라 생각되고요."]
중소 해운사들은 금융위기 수준의 피해가 없게 정부가 '원금 상환 유예'나 '이자 비용 일부 지원'과 같은 단기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이슬입니다.
촬영기자:윤동욱/그래픽:김소연
이이슬 기자 (eslee3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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