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노후 아파트 정전 비상.."20년 넘게 설비 미교체"

김효경 2022. 7. 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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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창원과 광주에서 아파트 정전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들 아파트들은 자체 전기 공급시설을 20년 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전력 사용량이 늘수록 차단기 작동에 문제가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단지, 불빛 하나 없이 캄캄합니다.

어젯밤 9시 35분쯤 천600여 가구 전체가 정전됐습니다.

어젯밤 창원의 최저 기온은 25.2도로 열대야였습니다.

돌잡이 아이를 키우며 곧 출산을 앞둔 임산부도 갑작스런 정전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천효원/창원시 : "'픽'소리 나면서 (전기가) 확 나갔어요. 집에 아기는 더워서 계속 뒤척이고, 무선 선풍기 충전해놓은 거로 아기만 쐬고."]

천600여 가구 가운데 천300가구는 40분 만에 복구됐지만, 420여 가구는 3시간 가까이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현태환/정전사고 아파트 관리과장 : "차단기 노후로 인하여 전기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단지 전체 정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오늘(4일) 아침 6시 2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도 정전 4시간여 만에 복구되면서 15개 동, 천5백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습니다.

[서종욱/광주광역시 북구 : "(아들이) 더워서 못 자겠다고 연락이 와서 무슨 소린가 싶었더니 전기가 나가서 안 들어온대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전기가 없으니까. 냉장고도 지금 몇 시간째 계속 꺼져있는 상태잖아요."]

두 아파트 모두 정전 원인은 자체 전기 공급 시설의 차단기와 계량기 탓입니다.

이들 아파트는 각각 1992년과 1997년 건축 당시 설치한 전기 공급 설비를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준만/한국전기안전공사 검사부장 : "노후한 상태에서 (시설을) 계속 사용하게 되면 특히 여름철에 전력 사용량이 증가할 때 열이 발생될 수가 있고요. 열이 발생된다고 그러면 전체 정전으로 이루어질 수가 있고요."]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은 차단기 등 전기 설비의 통상 사용기한을 20년으로 보지만, 별다른 규정이나 지침 없이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조민웅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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