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도전 좌절 박지현, "뭐가 두렵나" 공개 반발
민주당 비대위 "예외 안 돼"
SNS로 지도부·이재명 비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나설 뜻을 밝혔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의 출마가 무산됐다. 민주당 비대위가 4일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자격의 예외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당무위원회에 박 전 위원장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며 “비대위원들은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당헌·당규상 당직이나 공직 피선거권을 가지려면 6개월 이전에 입당해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당원이어야 하는데, 지난 2월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박 전 위원장은 ‘당무위 의결로 달리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근거로 출마를 허용해달라고 밝혀왔다. 대선 때 입당해 6·1 지방선거에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김동연 지사 사례를 들기도 했다.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 출마를 불허키로 한 것은 당헌·당규라는 원칙을 우선시한 결정이다. 공직선거가 아닌 당대표 출마에 예외 조항을 적용하는 것도 무리라고 본 것이다. 친이재명계 강성 지지층 등을 중심으로 ‘특혜’ 논란이 제기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청년정치 필요성을 외치며 선거 때마다 20~30대를 집중 공략했던 민주당이 원칙에만 매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당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전당대회라면 다양한 인사들이 경쟁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 개인도 상처가 작지 않다. 박 전 위원장 스스로 혁신·쇄신을 말했으면서도 원칙을 간과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6·1 지방선거 공천 당시 박 전 위원장이 일부 출마자들의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반대했던 것도 다시 회자된다. 원칙을 강조했던 그가 ‘내로남불’ ‘특혜 공천’ 논란 당사자로 몰리는 상황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 결정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도부와 이재명 의원은 무엇이 두려운가. 설마 27세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가 되어 기성정치인들을 퇴진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아닐 거라 믿는다”며 “당의 외연 확장과 2024년 총선 승리는 안중에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우 위원장이 ‘예외 인정 사유가 없다’고 한 것을 두고 “당직 피선거권에서 6개월 안 된 권리당원에게 예외를 적용할 수 있는 사유가 무엇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또 “대선에서 2030 여성의 표를 모으고, 당내 성폭력을 수습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에 기여한 바가 없나”라며 “어느 정도 기여를 해야, 어느 정도 ‘거물’이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은 당원이 당직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박지현 정치는 이제 시작”이라며 “청년과 함께, 당의 변화를 원하는 국민과 ‘민주당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다양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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