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교수 "마을은 콘텐츠.. 지역의 자원이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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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사라지면 역사도 사라지고, 사랑도 사라집니다. 마을은 콘텐츠이고, 지역의 자원이면서 희망입니다."
변광섭(57·사진) 청주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는 4일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본논리에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변 교수는 "고향 집을 문화공간으로 꾸민 애초의 생각 때문"이라며 "초정약수 일원을 문화가 있는 공간으로 가꿔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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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2만권·미술작품 200점 비치
우물·기왓장.. 신복고 정신 담아
이어령 추모 등 열린 공간으로
"공간 사라지면 역사도 사라져"
변광섭(57·사진) 청주대학교 교양학부 겸임교수는 4일 “우리 사회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본논리에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충북 청주시 초정약수 마을에서 만난 변 교수는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한 뒤, 자신의 최근 활동을 조심스럽지만 강하게 설명했다. 그는 ‘책의 정원, 초정리 샘터책방’의 방장이자 문화기획자(로컬 큐레이터)이다. 초정약수 마을은 변 교수의 고향이기도 하다. 미국의 샤스터, 영국의 나포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가 나오는 마을로 알려진 곳이다. 고향 사랑이 넘치는 변 교수는 지난해 고향의 집을 단장했다.
새롭게 단장한 공간엔 2만여 권의 책과 200여 점의 미술작품을 비치했다. 정원과 연못도 만들었다. 변 교수는 고향 집 단장의 1년 과정을 담은 책도 내놓았다. 최근 출간한 ‘아버지가 지은 집, 아들이 고쳐쓰다-책의 정원 초정리에서’(샘터출판사)가 그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초정리의 추억과 세종대왕 이야기, 아버지가 지은 집을 아들이 고치면서 경험한 사연을 담았다. 아버지의 상량문 바로 옆에 아들의 상량문을 올렸고 아버지의 서까래를 그대로 살린 뒤 전깃줄과 건물 기둥 등을 노출시켰다. 마당에는 장독대를 비롯해 절구통, 맷돌, 다듬잇돌 등 어머니의 손길을 살렸다. 우물도 만들고 기왓장을 넣은 작은 물길도 냈다. 레트로(Retro)의 복고풍을 넘어 뉴트로(Newtro·신복고)의 시대정신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변 교수는 “초정약수는 세계 3대 광천수 중의 하나이고, 세종대왕이 121일간 요양하며 한글 창제를 마무리한 곳인데도 이를 제대로 보여줄 문화공간이 없었다”며 오래된 간절함을 풀어냈다.
청주=글·사진 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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