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집회에 소송 건 연세대생들.."학교가 나서야"
[EBS 뉴스]
학내 청소노동자의 시위로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연세대 학생들이 소송을 냈습니다.
이를 두고 학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데, 정작 갈등을 중재할 학교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송성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며 학내에서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벌써 100일 넘게 이어진 이 집회가 갑자기 주목을 받은 건, 연세대 재학생들이 낸 소송 때문.
연세대 학생 3명은 청소노동자들의 시위로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면서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등 640여만 원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지난달엔 민주노총을 형사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학생들은 시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회적 약자라면서 시위를 비판하는 의견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반면 도서관과 학생회관 등 학내 공간에서는 고소를 진행한 학생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연이어 붙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재경 4학년 / 연세대 (대자보 게시자)
"다른 학우들, 그러니까 (소송을 제기한) 3인 말고 다른 학우들이 이 투쟁에 더 연대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했다)"
주말 사이 연세대 나윤경 교수가 2학기 '사회문화와 공정' 수업계획서를 통해 "이 사태로 대학이 지성의 전당이 맞는지 회의감이 든다"고 쓴 내용이 온라인 상에서 퍼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습니다.
나 교수는 수업권 보장 책임이 있는 학교가 아닌 노동자를 향해 소송을 낸 것이 과연 공정한 것이냐면서, 혐오 표현의 온상이 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수업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소송을 당한 청소노동자들은 학생들 역시 학교 행정에 의한 피해자라면서, 학교가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유례 부분회장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분회
"학생도 을이고 저희도 을이잖아요. 저희는 갑(학교)하고 싸우는 것이지. 공동체 구성원이잖아요. 그래서 우리 학생들과는 (다툴)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소송까지 나선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노조와의 교섭에 충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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