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경찰청장 지명 임박..윤희근 내정
경무관→치안총감 7개월 만 '초고속 승진'
행안부 이른바 '경찰국' 신설 등 과제 산적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윤석열 정부의 첫 경찰청장 지명이 임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 신임 경찰청장에 윤희근(54) 경찰청 차장을 내정, 김창룡 경찰청장의 사표수리가 끝나는 대로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경찰청장 인선 절차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국가경찰위원회(국가경찰위)는 오는 5일 오전 11시 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경찰청장 임명 제청 동의안을 심의한다. 1991년 경찰청법 제정으로 탄생한 국가경찰위는 국가경찰 사무에 관한 심의·의결을 담당하는 기구다.
경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경찰위 정기회의에 차기 경찰청장 임명 동의안을 심의하기 위해 국가경찰위 임시회의를 소집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국가경찰위가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 임명 제청 동의안을 의결하면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청장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김 청장 사표 수리와 관련,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별다른 비위 혐의를 받고 있지 않아 의원면직에 결격 사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청장은 윤 대통령 해외 순방 첫날인 지난달 27일 행안부가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을 받아들여 경찰국 신설 등을 발표하기 직전에 사의를 표명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사표 수리를 보류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경찰청은 현재 윤 차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윤 차장이 경찰청장으로 직행하면, 업무 연속성 등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차장은 충북 청주 출신으로 경찰대 7기다. 김 청장 등 현재 경찰청 지휘부가 경찰대 4·5기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세대교체’, ‘기수파괴’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비(非)경찰대’ 기조가 강해지면서 이번 치안총수 임명에서 ‘경찰대 출신 대 비경찰대 출신’ 구도가 주목을 받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민갑룡, 김창룡 청장에 이어 3차례 연속 경찰대 출신 수장이 된다.
윤 차장은 전례 없는 ‘초고속 승진’으로도 주목받는다. 윤 차장은 작년 12월 치안감으로 승진한 뒤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치안정감에 올랐다. 이때 ‘2인자’격인 경찰청 차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경찰청장 승진을 위한 단계를 밟았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에 치안총감(경찰청장)에 최종 임명되면 약 7개월 만에 경무관에서 치안총감까지 초고속 승진하는 셈이다.
윤 차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 세련된 매너와 정무 감각을 갖춘 ‘정보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차장은 경정 시절 서울지방경찰청(현 서울경찰청) 정보과에서 근무한 뒤 2011년 총경으로 승진했고 충북 제천경찰서장과 서울 수서경찰서장을 지냈다. 2019년 경무관 승진 이후 충북 청주흥덕경찰서장과 2020년 충북지방경찰청 제1부장,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자치경찰협력정책관을 역임했고, 2021년 치안감으로 승진하고 나서는 경찰청 경비국장으로 근무했다.
행안부의 이른바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신임 경찰청장의 앞길은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지난달 27일 김 청장의 사의 이후 혼란스러운 조직 분위기부터 수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청장이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에 대한 조직 내부 반발과 치안감 인사 번복을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의 ‘국기문란’ 질책 등에 책임 차원에서 사의했지만, 일선에서 반발은 더욱 고조되고 있어서다.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에서는 이날 행안부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겠다며 릴레이 삭발과 단식에 돌입, 투쟁 수위를 높였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를 찾아 “경찰 장악이라는 표현은 과장됐다”며 경찰 달래기에 나섰지만, 내부에서는 ‘형식적 소통’이라며 비판 목소리가 여전하다.
경찰 관계자는 “신임 청장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고 있는 행안부와의 관계 설정과 함께 내부 반발을 다독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며 “경찰 통제에 맞설 힘 있는 청장을 기대하지만, 주요 지휘부가 윤석열 정부 이후 승진한 인사들이라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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