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리가 통큰 양보" 野 "더 방치 안돼".. 극적합의 배경은
여야, 민생외면 비판여론에 물러서
오전 추가회동 없이 '네 탓 공방'만
與, "상임위원장 합의 선출" 역제안
민주당 수용.. 본회의 직전에 합의
사개특위 구성 놓고 진통 계속될듯
그랬던 여야가 본회의 직전 막판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건 국회 공백 장기화로 민생현안 대응과 인사청문회 등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갈수록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선 여야가 ‘임시 휴전’을 한 셈이라 향후 원 구성 협상이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의 후속 조치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놓고 또 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은 당초 국민의힘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양보하는 대신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조정 △사개특위 구성 △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취하 등 세 가지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이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제자리걸음이었다. 이날 오전 국민의힘 권성동,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각각 최고위원회의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서로를 겨냥한 맹비판을 퍼부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원 구성 협상과 전혀 무관한 검수완박 합의 이행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며 “복잡하게 이것저것 끼워넣지 말고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달라는 야당의 상식적 요구에 여전히 철벽처럼 묵묵부답”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2시 의장단 단독 선출을 예고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급반전된 건 국민의힘이 제시한 ‘상임위원장 배분 합의 처리 전제 의장단 합의 선출’이란 조건을 민주당이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부터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 측 수용 의사를 전화로 확인한 뒤 참석한 의원총회에서 “국회 운영을 정상화 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고 어려운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어서 통 큰 양보를 했다”며 의장단 선출에 대한 협조의 뜻을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권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국회 사개특위에 대한 여야 추가 논의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상임위 배분 협상과 관련해선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몫이다, 뭐는 어떻다저떻다’ 여러 조건을 붙여 상임위원장 선출을 미룬다면 비판의 화살이 민주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원내대표는 “최소 일주일 내에 상임위 구성이 완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영·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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