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는가 했더니 인플레 덮쳐..英서 '펍'이 사라진다

방성훈 2022. 7. 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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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문화를 대표하는 '펍'(PUB)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BBC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펍이 감소한 것은 높은 세율, 슈퍼마켓과의 가격 경쟁, 영국 젊은이들의 음주 기피 경향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지만, 직격탄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영국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만 해도 약 6만개의 펍이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이들 중 수천 곳이 팬데믹을 계기로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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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 몰려 있는 잉글랜드·웨일즈 6월 3만 9970곳 영업중
2012년 이후 7000개 줄어든 규모.."역대 최저 수준"
코로나 직격탄 이어 우크라發 인플레 덮쳐 '폐점' 속출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문화를 대표하는 ‘펍’(PUB)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BBC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회복 국면에서 인플레이션이 덮친 탓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부동산 컨설팅업체 알투스 그룹에 따르면 6월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즈에서 영업 중인 펍은 3만 9970개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이후 7000개 이상 감소한 것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영국의 맥주 문화를 대표하는 ‘펍’은 ‘퍼블릭 하우스’(Public House)의 준말로 선술집이나 음료 판매소를 뜻한다. 영국 내 대다수의 펍은 잉글랜드와 웨일즈에 몰려 있으며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펍은 다 합쳐도 수천곳에 불과하다.

알투스는 “지난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400개의 펍이 문을 닫았고, 올 상반기에도 200여곳이 폐점했다”며 “이들 지역에서 영업 중인 펍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고 설명했다.

펍이 감소한 것은 높은 세율, 슈퍼마켓과의 가격 경쟁, 영국 젊은이들의 음주 기피 경향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쳤지만, 직격탄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영국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만 해도 약 6만개의 펍이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이들 중 수천 곳이 팬데믹을 계기로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13세기부터 1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업을 이어온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예 올데 파이팅 콕스’(Ye Olde Fighting Cocks)마저 올해 초 폐점을 발표했다. 이 펍은 세계 대전과 흑사병 확산 등도 이겨냈지만, 팬데믹에 따른 재정 압박은 극복하지 못했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급등 등 인플레이션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대비 9.1% 올라, 1982년 3월 이래 40여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 맥주 및 펍 협회(BBPA)의 엠마 맥클라킨 최고경영자(CEO)는 “펍이 강제로 문을 닫는 것은 영국 전국의 마을과 도시 등 지역사회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다”며 “우리는 팬데믹 2년 동안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견뎌냈지만 이제 극도의 비용 상승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매년 더 많은 술집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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