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공급 막는 공급대책

김동호 2022. 7. 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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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 X 된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00일 이내'로 공급 시기를 못 박으며 기대는 더욱 커졌다.

문제는 광복절 이전에 발표한다고 한 '250만가구+α' 주택공급 대책 때문에 예측 가능했던 공급물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이 역시 8월 공급대책에 맞춰 방향을 재정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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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 X 된다.'

신문에서 사용하기 다소 저렴한 표현이지만, 국어사전에서는 이를 '물건을 너무 아끼기만 하다가는 잃어버리거나 못 쓰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선물받은 화장품을 아껴 쓰다 보니 유통기한이 지나 미처 다 못 쓰는 경우, 대형마트 포인트를 모아 원하는 걸 사려다 깜빡하고 소멸시효를 넘겨 허공으로 사라지는 일 등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아끼고 모아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은 어렵고 고되다. 힘들고 고된 과정을 모두 견뎌냈는데도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 허탈함은 공허함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지난 5년간 국민들을 지겹게 괴롭혀 온 부동산 문제와도 직결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RI)을 조사한 결과 8.0배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8년간 연소득을 고스란히 모아야만 수도권에 집을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식적으로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도 연 1000만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걸 감안하면 연봉만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삶의 안식처 마련에 좌절을 느낀 국민들은 올해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로 지난 정부를 심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250만가구 공급'을 약속했고, 새 정부의 첫 국토교통부 수장을 맡은 원희룡 장관은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보다 늘어난 '+α' 공급을 약속하며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입주물량이 아닌 인허가를 통한 공급물량이라는 점에서 당장의 불안을 잠재우긴 힘들겠지만, 희망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심지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00일 이내'로 공급 시기를 못 박으며 기대는 더욱 커졌다.

문제는 광복절 이전에 발표한다고 한 '250만가구+α' 주택공급 대책 때문에 예측 가능했던 공급물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12월 30일~2022년 2월 28일 2차 후보지 공모를 진행한 '공공재개발'은 당초 지난 4~5월 중 후보지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감감무소식이다. 더욱이 공식적인 후보지 발표 연기 소식도 없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250만가구+α와 더불어 공공재개발 추진 방향도 정립하는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공급하던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역시 통상 2~3개월마다 후보지를 발표해 왔지만, 지난 1월 이후 사업이 정체돼 있다. 국토부는 이 역시 8월 공급대책에 맞춰 방향을 재정립할 방침이다.

정부가 원하는 곳에, 필요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장고를 거듭하는 노력에는 응원을 보내고 싶다. 다만 지난 정부의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시장불안 이유로 '공급'을 꼽은 만큼, 대규모 공급이라는 결과를 위해 예고된 공급물량을 아껴서는 시장불안을 잠재울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건설부동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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