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윗집 향해 못질·환풍기에다 대고 흡연..'층간소음 보복 백태'
이어서 ET콕입니다.
윗집에서 울리는 휴대전화 진동음, 아랫집 주인이 올라옵니다.
[ KBS2 '개그콘서트 : "아저씨 방금 위에서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가 났어요!"]
좋은 집도 집이지만, 이웃을 잘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층간 소음 피해를 당해 본 경우라면 모두가 공감할 겁니다.
‘귀트임'이란 말이 있는데요,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층간 소음에 노출되다 보면, 아주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이 '귀트임'엔 약도 없답니다.
소음이 머릿속은 물론이고, 뼛속까지 파고들며 괴롭힙니다.
층간 소음이 방화와 칼부림, 더 나아가 살인까지 부르는 게 요즘의 세탭니다.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한 아파트에서 아랫집에 사는 20대 남성이 만취 상태에서 윗집에 사는 80대 노인을 흉기로 살해했습니다.
가해 남성은 관리사무소에 윗집에서 TV 소리나 발소리가 너무 크게 난다며 수 차례 문제를 제기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5월엔 층간 소음 문제로 윗집 부부를 살해하고 그 부모까지 다치게 한 30대 남성에게 무기 징역이 선고된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환경공단에 신고된 층간 소음 민원은 모두 4만6천 여 건!
5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코로나로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운동까지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위에서 쿵쿵대가지고 깼어.) 윗집에서? 뭘 얼마나 쿵쿵댔는데."]
층간 소음과 관련한 보복 경험담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많이 올라옵니다.
그 중에는 "윗집을 향해 못질하기", "화장실 환풍기에 대고 흡연하기"처럼 기상천외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백태'입니다.
그런데 층간 소음에 있어서 절대로 간과해선 안 되는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바로 윗집만이 소음의 원인은 아니라는 겁니다.
아랫집의 소음 또한 위로 올라옵니다.
국내 아파트의 절대 다수가 벽식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천장과 바닥, 벽을 공유하게 설계돼있다보니, 발꿈치 소리나 의자 끄는 소리 등이 벽을 타고 아래층과 옆집 등으로 그대로 전달되는 겁니다.
구조적으로 소음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미 지어진 아파트를 부수고 새로 지을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층간소음의 악순환부터 일단 끊어야 합니다.
이런 사례 한번 참고해보시면 어떨까요?
아이가 뛰며 층간 소음을 만든 게 미안해 편지를 쓴 윗집 주인에게 아랫집 할아버지가 이렇게,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혼자 외롭게 사는 늙은이 시끄러움도 위안이 된답니다. 그러니 염려 마세요."]
층간 소음으로 인한 피해와 다툼을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제도와 기술 보다는 '배려'일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ET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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