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물러난 날..尹, 박순애 김승겸 서둘러 임명
與野 치열한 공방 불보듯
공정위원장엔 송옥렬 발탁
과거 성희롱발언에 "사과"
복지부장관 김강립 거론
경찰청장엔 윤희근 유력
이날 원 구성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박순애·김승겸 후보자는 결국 청문회 없이 임명됐다. 남은 인선과 청문회가 있는 데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국가교육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있는 등 상황이 시급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또 합참 의장은 국가 안보를 감안할 때 공백이 길어지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들 후보자에 대해 임명을 강행한 것이다.
5월 26일 지명 후 약 40일 만에 임명된 김 의장은 2006년 합참 의장이 국회 인사청문 대상으로 추가된 이후 청문회 없이 임명된 첫 사례다. 합참은 실무적인 준비를 거쳐 5일 의장 이·취임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총리는 음주운전 경력과 교수 시절 '갑질 의혹' 등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교육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야당의 비판도 이어졌지만, 대통령실은 오히려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리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역임했고,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은 바 있다.
후보군만 무성했던 공정위원장에는 송 교수가 지명됐다. 송 후보는 국내 상법 분야 권위자로 인정받는 법학자다. 경복고를 졸업한 송 후보는 1988년 서울대 법과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해 재학 중 사법시험(32회)에 합격했다. 윤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이기도 하다.
연수원 시절에 행정고시(36회)와 외무고시(27회)를 모두 합격해 '고시 3관왕' 이력도 갖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2년 9월부터 약 5개월 동안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2003년 서울대로 자리를 옮겼다. 송 후보자는 총수의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확대 등 과거 공정위가 대기업 규제를 강화할 때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한편 송 후보자는 과거 성희롱 발언에 대해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사과한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2014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시절 1학년 학생 100여 명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만취한 채 '넌 외모가 중상, 넌 중하, 넌 상'이라는 식으로 외모 품평을 하고 한 여학생에게 자리에 있던 남학생을 가리켜 '너 얘한테 안기고 싶지 않느냐' 등의 발언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킨 사실이 알려졌다.
차관급 인사도 단행됐다. 윤 대통령은 윤종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을 국가보훈처 차장으로, 이성해 새만금개발청 차장을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또 5일 윤희근 경찰청 차장을 경찰청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광호 서울특별시경찰청장과 윤희근 경찰청 차장을 두고 검토했는데, 지난 주말 윤 차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인품 면에서나 일 처리 능력, 그동안 거쳐온 보직 측면에서 훌륭한 인사라는 평가"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 사퇴로 또다시 공석이 된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는 내부 승진을 통해 발탁할 가능성이 커졌다. 후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거론된다. 김 전 처장은 2020년 보건복지부 1차관을 지냈다.
자진 사퇴한 김 후보자는 초기만 해도 '이전 정부 인사들과 비교하면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주장이었지만 정치자금 유용 혐의가 드러나고, 중앙선관위의 대검 수사 의뢰까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김 후보자는 사퇴의 변을 통해 정치자금 유용에 대해 "고의적으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으며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라고 해명하면서도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현 정부가 지명한 인사들에 대해 전문성과 역량이 뛰어나고, 도덕성 면에서도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과 비교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우리 정부는 다르기 때문에 신속하게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말한 것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
[박인혜 기자 / 김성훈 기자 / 백상경 기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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