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3초만에 예약 끝..9시 맞춰 들어갔는데 자리 '0'

대중제 예약 하늘의 별따기
"마치 회원제처럼 운영" 지적
회원제 골프장 민원도 빗발
"돈 되는 비회원 위주 운영"
권익위 "불공정 관행 손볼것"

주말 라운드를 위해 한 대중 골프장을 예약하려던 A씨. 예약 시작 시간인 오전 9시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예약은 불가능했다.

A씨가 희망한 날짜엔 이미 모든 시간대 예약이 완료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모든 시간대 예약이 꽉 차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대중 골프장이지만 사실상 회원제 골프장처럼 사전 예약을 운영하는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골프장 예약에 도전했던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예약 시작 시간인 오전 9시에 접속했지만 실제로 예약이 가능한 건은 전체 120건 중 20건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마저도 3초 만에 끝나 버렸다.

4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 중인 국민신문고 민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골프장 예약 관련 민원이 크게 늘고 있다. 2019년 94건에 불과하던 것이 2020년에는 216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610건에 달했다. 2년 만에 6배 이상으로 민원이 폭증한 것이다. 선착순으로 운영되는 예약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예약 개시 시점부터 이미 예약이 차 있는 사례가 많다는 불만이 많았다. 예약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부정 예약 후 재판매가 이뤄진다는 민원도 있었다.

또 회원을 우선해야 하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돈이 더 되는' 비회원 위주로 예약이 이뤄진다는 민원도 다수였다.

권익위는 골프장 예약을 선점하는 등 불공정한 예약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관련 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하도록 문화체육관광부에 권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또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는 골프장 예약 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방부에 대해서는 국군복지단이나 각 군 등에서 운영하는 35개 군 골프장(체력단련장)의 대우회원 자격 기준을 검토해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실태 조사 결과 현역과 예비역 군인의 여가 선용·복지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돼야 할 군 골프장이 국방부 공무원, 국방대학교 안보 과정 일반 학생 등 유관기관 업무 관련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대우회원 자격을 지나치게 폭 넓게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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