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의 슈바이처' 최영아 전문의, 제10회 성천상
20여년 노숙인 위한 참 인술
4일 JW중외제약은 "'의사는 가장 병이 많은 곳에 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안고 대학병원 교수직 제의를 사양하면서 20여 년간 노숙인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아오신 분"이라며 수상 배경을 밝혔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리는 상이다. 사회에 귀감이 되는 참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2012년 제정해 인류 복지 증진에 공헌한 의료인을 매년 1명씩 발굴한다.
최 전문의가 봉사의 삶을 결심한 것은 1989년 이화여대 의과대학에 입학한 후 예과 2학년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면서였다. 길가에 주저앉아 폭우 속 빗물에 섞인 밥을 먹는 노숙인들을 본 그는 노숙인들의 의료 공백 현실을 개선하는 데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한다.
그가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2001년은 노숙인 치료를 본격화한 시기였다. 2002년 청량리 뒷골목에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다일천사병원'을 세운 그가 의무원장을 맡을 당시 하루 진료 환자는 100명이 넘었으나 월급은 100만원이 전부였다. 이후 일반병원 개원으로 의사의 삶을 누리는 대신 그는 노숙인, 독거노인 등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의 삶을 이어간다. 2004년엔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풀타임 자원봉사 의사로 근무했다. 2009년엔 서울역 앞에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던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 '다시서기의원'을 세워 여성 노숙인 쉼터 '마더하우스'를 만들었다. 그가 2015년 출간한 '질병과 가난한 삶'은 14년간 진료한 노숙인들의 질병을 분석한 사회의학 전문서다. 국내에서 드물게 노숙인들을 위한 진료와 사회 복귀 지원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중요한 학술서로 평가받는다. 그해 재활과 회복을 돕는 '회복나눔네트워크'를 만든 그는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노숙인 진료를 지속하고 있다.
이성낙 성천상위원회 위원장(가천의대 명예총장)은 "최 전문의가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을 위해 평생 인술을 펼쳐왔다는 점은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과 부합된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21일 서울 서초동 JW중외제약 본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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