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 의원이 최강욱 의원 건 발언 막았다"
"이재명 수사에 당이 방어에만 급급, 민생 실종 우려"
당 대표 도전 의사 밝히자 민주당 "출마 자격 없다" 결론, 사실상 차단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의원을 두고 당 내 성 비위 문제에 침묵하거나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논란 때는 언급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며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박 전 위원장은 이 의원이 얽혀 있는 각종 수사 현안에도 당이 정치 보복 수사에 방어하는 데만 급급하게 돼 민생이 실종될 것이라며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반대했다.
대신 박 전 위원장은 본인이 당 대표에 출마하겠다고 나섰으나 더불어민주당은 4일 당헌 당규 원칙(당원 가입 후 6개월이 지나야 당직 피선거권을 부여)의 예외 규정을 인정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의 당 대표 도전 자체를 차단했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이 당 대표 출마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재명 의원이 달라진 점을 들었다. 박 전 위원장은 “대선 때 디지털 성범죄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몇 번이고 약속했는데 비대위원장 시절에 박완주 의원 제명 건이나 최강욱 의원 사건 등에 거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최강욱 의원 건을 제가 이야기를 하려고 할 때 그런 발언들을 막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박 전 위원장은 이를 두고 “온정주의라고 생각을 했다”며 “이런 당 내 온정주의를 반성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미래도 없겠다, 이를 끊어내야겠다는 생각이 (당 대표 출마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을 존경하고 있고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에 안 나왔으면” 한다면서 그 이유로 “지금 얽힌 문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관련해서도 너무 문제가 많은데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에서는 정치 보복을 계속 시도할 것이고, 우리 당은 방어하기에 급급할텐데 그렇게 되면 또 다시 민생은 실종되고 정말 정쟁으로만 비춰질까 하는 그런 우려들이 크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받은 문자 폭탄 내용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은 “부모님 욕도 하고, 대부분 반말을 하면서 '지현아 가르쳐 줄게'라면서 가르치려는 태도로 문자를 주고, 성희롱은 말할 것도 없다”고 밝혔다.
당 대표 출마 자격이 없다는 당 내 지적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을 맡길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지금은 제가 당규 개정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있는 내용(예외 조항)” 대로 하면 된다면서 “당에서 결정하면 그대로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의 배후가 이광재 또는 이재명이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을 두고 박 전 위원장은 “배후는 없고, 굳이 배후가 있다면 민주당 좀 제발 좀 바꿔봐라 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배후가 아닐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4일 오후 이재명 의원에게 당 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박 전 위원장의 언급을 막았다는 주장의 진위여부와 박 전 위원장의 이 의원 비판에 어떤 견해인지 이재명 의원과 의원실 보좌진에 질의했으나 전화연결이 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 질의에도 아직 답변을 얻지 못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박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자격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연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에 관한 사안을 논의하였다”며 “비대위원들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소중한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이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할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당무위원회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출마를 위한 예외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설명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 종료후 백브리핑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가능 여부를 논의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를 위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이 당 대표 경선 출마 가능 여부를 신청해도 논의하지 않을 것이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조 대변인은 “공식적으로 하게 되면, 다시 논의할 수는 있겠으나 이날 논의된 이야기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결론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고 답했다. 신현영 대변인도 “비대위 차원에서 유권해석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럼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할 사유는 어떤 경우를 말하는 것이냐는 재차 질의에 조 대변인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출마의 경우는 예외를 적용할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기에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비대위에서 사안 별로 결정한 부분”이라고 답했다. 만장일치 결정은 아니었지만 의견을 통일했다고도 했다. 박 전 위원장 출마에 찬성한 위원도 있었느냐는 질문에 조 대변인은 “제가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에 반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출마도 신선하다”며 “당헌 당규에 매여서 젊은 여성 청년의 진출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당무회의, 비대위에서 논의해서 허락해 주고 나가야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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