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자진사퇴, 초유의 연속 낙마.. '음주운전' 박순애는 임명 강행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음주운전 이력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수사의뢰로 검찰 수사대상이 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박 부총리 임명 직전 자진사퇴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지만 성희롱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송 교수는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사퇴했다. 지난 5월26일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39일 만이다. 이번 정부 들어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 후보자가 세번째다. 같은 부처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것은 정 후보자와 김 후보자가 역대 첫 사례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편법 증여, 세종시 ‘관사 테크’ 등 각종 의혹에 휩싸였고, 과거 ‘문재인 대통령 치매’ 막말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의원 시절 정치자금으로 렌터카를 도색한 뒤 매입하고, 같은 당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선관위가 지난달 2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김 후보자 수사의뢰를 하면서 여당 내에서도 불가론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입장문에서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설명드렸으나, 이 과정에서 저의 명예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상처를 입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사적인 용도로 유용한 바가 전혀 없으며, 회계 처리 과정에서 실무적인 착오로 인한 문제”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최종적으로 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 논란에 대해 “신속하게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논란과 관련해 “(전문성·도덕성 면에서) 전임 정부와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 정부는 다르기 때문에 참모들과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음주운전 이력과 교수 시절 갑질 의혹으로 역시 사퇴 압박을 받았던 박 부총리와 김승겸 합동참본부 의장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했다. 김창기 국세청장에 이어 두 번째로 청문회 없는 인사 단행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박 부총리 임명과 관련해 “국회가 빨리 정상화가 돼서 소임을 다했다면 제대로 과정(인사청문회)을 거칠 수 있었는데, 그런 상황이 되지 못했다”며 “청문회는 아니라도, 앞으로 국회에서 더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이은 장관 후보자 낙마와 관련한 대통령실 인사 검증 문제를 두고는 “최선을 다해 일하면서, 안고 있는 부담 같은 것은 일로서 해명 이상의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자유시장 경제를 최대한 보장하고, 정부가 자유시장 경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대통령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 교수가 2014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대학원 제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송 교수 역시 향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송 교수가 윤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인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재풀이 좁다는 비판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실은 송 교수 성희롱 이력과 관련해 “송 후보자는 당시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 한번 깊이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국회에 재송부를 요청했다. 재송부 기한은 오는 8일까지다. 윤 대통령은 또 차관급인 국가보훈처 차장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에 각각 윤종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 이성혜 새만금개발청 차장을 인선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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