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갈 길 벗어난 고속철..잇단 탈선사고, 책임 기관은?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또 발생했다. 올해 초 고속철도(KTX)가 바퀴(차륜)이 파손돼 궤도를 이탈한 데 이어 반 년여 만에 수서고속철도(SRT)가 탈선했다. 탈선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는 상황인데도 명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하지 못하면서 철도 안전체계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는 모두 44건이다. 탈선 사고가 가장 많았던 2016년(7건)을 제외하면 대체로 연간 3~4건 정도다. 올해는 고속철도 사고만 2건이다. 특히 SRT의 탈선 사고는 노선 운행 이후 처음이다.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앞선 KTX 사고와 이번 SRT 탈선 사고 모두 직접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이달 1일 발생한 SRT 탈선은 고속전용선로가 아닌 일반열차가 주로 다니는 일반선로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로 기온상승에 따른 철로(레일) 관리 문제와 차량정비 불량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속철도 운전 규정에 따르면 레일온도 상승이 확인된 경우 운행중지 또는 제한속도로 운행해야 한다. 섭씨 60도가 넘어가면 속도를 시속 70㎞ 이하로 감속하거나 운행을 중지(섭씨 64도 이상)해야 한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선행 열차가 사고 지점을 지나가면서 열차가 흔들리는 등 이상징후를 포착한 사실도 확인됐다.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미뤄볼 때 철로 관리에 직·간접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SRT 운영은 에스알(SR)이 맡고 있다. 차량 유지·보수 관리는 코레일이 한다. 철도 시설관리는 원래 국가철도공단(KR)의 업무지만, 이 역시 코레일이 위탁업무 형태로 맡아서 하고 있다.
코레일이 KTX 열차 운행과 유지보수를 모두 맡고 있는 상황에서 열차 설계·제작사와 책임 공방이 붙었다. 코레일은 당시 차량정비 규정에 따라 KTX 열차는 45만㎞ 주행거리마다 초음파탐상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사고 직전까지 정비 과정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작사 측은 이미 주행거리가 100만㎞를 훌쩍 넘은 상황에서 제작·결함보다는 정비 실수가 크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고 이후 철도당국은 '고속열차 안전관리 및 신속대응 방안'을 새로 수립, 열차 차륜의 초음파 정비주기를 기존 45만㎞에서 30만㎞로 단축했다. 또 열차 정비 과정에 제작사가 같이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철도 사고유형에 따라 제작사, 운영사 간 책임분담기준을 세우는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철도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고 책임 기관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불완전한 철도산업 구조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한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수(교통물류학과)는 "현재 산업구조는 코레일, 에스알, 국가철도공단 등이 업무와 책임이 복잡하게 얽힌 과도기적인 측면이 있다"며 "철도통합이나 분리 어느 쪽이든 결정이 돼야 업무 효율과 책임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이틀새 3만명 '구독취소'…손녀 결혼 때문에? - 머니투데이
- 여에스더, 또 외모 지적…♥홍혜걸 "환갑 아줌마" 발언엔 '발끈' - 머니투데이
- 이효리·이상순 저격한 전여옥 "재벌 못지 않다…꼭 카페 해야하나" - 머니투데이
- 김종민 "신지 전 애인 너무 별로였다…돈 많이 꿔 가더라" - 머니투데이
- 전다빈 이혼 사유 "전 남편, 고금리 대출 …내 이름으로 빚 쌓여" - 머니투데이
- 둔촌주공 입주 한달도 안 남았는데…"내년에 이사할게요" 미루는 이유 - 머니투데이
- "관행대로 상품권 줬다간"…날 선 칼날에 새마을금고 이사장 '벌벌' - 머니투데이
- "멧돼지 떼다!" 대전·당진서 신고 잇따라…"외출 자제" 당부 - 머니투데이
- "목 꺾고 비틀, 중독 의심"…지드래곤, 신곡서 '마약 루머' 풍자 - 머니투데이
- "12조원 벌었을 텐데" 세금은 고작 155억?…'먹튀' 글로벌 빅테크 - 머니투데이